[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이 북핵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으로 대여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외 이슈는 홍준표 대표가, 대내 이슈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집중하면서 '투트랙' 전략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홍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미북정상회담 관련 공개서한 내용을 공개했다. 홍 대표는 지난 11일 경북도당 필승결의대회에서 미국 측에 북핵 폐기와 관련한 공개서한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공개서한은 영문으로 번역해 백악관과 CIA, 국무성, 미 의회에 전달하겠다"며 "역사적 참화를 방지한다는 의미에서 미 당국에게 요청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서한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비핵화 완료시까지 대북제재·압박 지속 △비핵화 이후 체제보장 조치 △한미동맹 강화·발전 △'북한 비핵화' 명칭 사용 △북한의 국제 범죄행위 중단 △북한 인권문제 등 7가지 내용이 담긴다.

홍 대표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 있어 PVID 원칙을 견지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제시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선행된다면 제재와 압박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잃게 된다"며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나 그 이후에도 미북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문제가 협상의제로 거론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전략자산 전개금지 등 한미 양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게 된다"며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라는 명칭을 사용해 달라고 미 당국에 요청했다.

홍 대표는 최근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한 남북고위급회담에 대한 해석도 내놨다.

홍 대표는 "북한에서 갑자기 남북고위급회담 취소통보를 한 배경에는 군부강경파들이 비핵화에 반대를 하고 있어서라고 본다"며 "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북핵이나 북미정상회담 등 이슈에 집중하는 사이 김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의 '성역 없는' 수사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특검의 수사범위와 대상을 놓고 경계심을 내비치자 확실히 선을 긋는 모양새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 일각에서 특검 수사범위나 수사대상을 놓고 제한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수사대상에서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고 수사범위에서 그 어느 하나도 성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 법안 명창에서 특정사건이나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다고 해서 특검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특검 수사에서 예외나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민주당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검 규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과 관련한 '내곡동 특검' 수준이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최순실 특검' 규모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특검은 특검답게 이뤄져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않다면 특단의 방안을 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폐기추진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