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7일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이 무기한 연기된 책임에 대해 "차후 북남관계 방향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행동 여하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리선권 위원장이 "남측이 미국과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강행하고 인간쓰레기들을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을 벌였다"며 "북남관계 개선 흐름에 전면 역행하는 무모한 행위들이 도가 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우리는 이를 엄중시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책임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북남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며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취한 조치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필요한 수습 대책을 세울 대신 현재까지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 이하로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남조선 당국은 완전한 북핵 폐기가 실현될 때까지 최대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미국 상전과 한짝이 되여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전투 훈련을 벌려 놓았다"며 "이것이 북에 대한 변함없는 압박 공세의 일환이라고 거리낌 없이 공언해 댔다"고 주장했다.

이어 리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이 우리를 언제 쏟아질지 모를 불소나기 밑에 태평스레 앉아 말 잡담이나 나누고 자기 신변을 직접 위협하는 상대도 분간하지 못한 채 무작정 반기는 그런 비정상적인 실체로 여겼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오판과 몽상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그 어느 조항, 어느 문구에 상대방을 노린 침략전쟁 연습을 최대 규모로 벌려 놓으며 인간쓰레기들을 내세워 비방 중상의 도수를 더 높이기로 한 것이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리 위원장은 이날 "회담 무산 원인인 침략전쟁 연습의 타당성 여부를 논하기 위해서라도 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남조선 당국의 괴이쩍은 논리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화해 흐름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북침전쟁 연습을 합리화하고 역겨운 비방 중상을 지속시켜보려는 철면피와 파렴치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리 위원장은 "남측 당국의 대결 소동이 적대와 분열을 본업으로 삼던 보수정권의 속성과 너무나도 일맥상통하다"며 "터무니없는 책임 전가에 매달리면서 시간을 허송할 것이 아니라 현 상황이 만회할 수 없는 최악의 사태로 번져지는 데 대해 머리를 싸쥐고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7일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리 위원장이 1월3일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는 북한측 입장을 발표하는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