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요즘 신이 난다. 한화와 롯데가 잘 나가고 있어서다.

한화는 17일 kt 위즈전에서 5-3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이날 NC 다이노스에 7-0으로 완승했다.

한화는 2연승을 했고 3위 자리를 지켰으며 2위 SK 와이번스에 2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롯데는 시즌 최다인 5연승을 질주했고 4위 자리를 지켰으며 3위 한화와 2.5게임 차를 유지했다.

두 팀이 최근 몇 경기만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10경기 성적에서 롯데가 8승 2패로 가장 좋은 승률을 나타냈고, 한화가 7승 3패로 그 뒤를 이었다.

한화와 롯데가 왜 이처럼 잘 나가는지, 17일 경기에서 각각 비슷한 예를 보여줬다.

한화의 승리를 이끌어낸 것은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김민우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김민우는 3-2 리드를 만들어놓고 물러났고, 이후 한화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냈다. 승리투수가 된 김민우는 2015년 9월 6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2년 8개월여, 984일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이자 개인통산 2승째였다.

   
▲ 사진=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승리에는 그동안 부진했던 번즈의 타격이 살아난 것이 큰 힘이 됐다. 앞선 두 경기 무안타 침묵했던 번즈는 이날 3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했고, 3안타 가운데 2루타가 2개였다. 8회 쐐기타점도 올렸다. 번즈가 멀티히트를 친 것은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 2안타 이후 10경기 만이었다.

김민우나 번즈나 팀이 그동안 상승세를 타며 호성적을 내는 동안 별로 한 것이 없었다. 

김민우는 이날 경기 이전 3차례 등판(선발로는 2차례)에서 승리 없이 1패만 안고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1승도 못 올렸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김민우같은 선발 가능한 젊은 투수의 성장이 팀에 꼭 필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김민우에게 다시 선발 기회를 줬고, 마침내 기대에 부응하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번즈는 롯데에서의 2년차 시즌을 맞아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날 경기 이전 31경기 출전해 타율이 2할3푼7리밖에 안됐고 3홈런 10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해 타율 3할3리에 15홈런 57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적이 뚝 떨어졌고, 2군까지 다녀와야 했다. 최근에는 퇴출 얘기도 나오고 있었다. 조원우 감독은 번즈가 살아나지 않으면 시즌 도중 교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에 타순 조정과 휴식 등으로 어떻게든 그가 타격감을 찾도록 배려하면서 지켜봤다.

김민우의 첫 승과 번즈의 3안타는 한화, 롯데의 현재 팀 분위기를 반영한다. 팀이 잘 나가고 있으니 김민우가 호투하고 번즈가 맹타를 휘두른 것일 수 있다. 달리 보면, 그동안 별로 팀에 기여를 못했던 김민우나 번즈같은 선수가 필요할 때 제 몫을 해내며 분발해주는 것이 두 팀의 상승세 유지에 원동력일 수도 있다.

한용덕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한 선수가 부족하면 다른 선수가 부족함을 채워주고 있다. 승리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모든 선수들이 고맙다"고 했다. 조원우 감독은 " 비오는 날씨에도 원정 응원을 와주신 팬들의 함성이 선수들을 더 힘내게 한 것 같다. 레일리의 호투, 번즈의 출루 등 전체적으로 완벽한 경기였다"며 투타에서 좋은 활약을 해준 외국인선수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다른 팀 입장에서 보면 돌아가며 승리를 부르는 활약을 해주는 선수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한화, 롯데의 팀 분위기가 많이 부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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