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린드블럼이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처음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이 아닌,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롯데 타선을 상대하게 된다.

두산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 시즌 6차전에 린드블럼을 선발 예고했다. 지난해까지 롯데 소속이었던 린드블럼이 두산 입단 후 처음으로 친정팀 롯데전에 출격하는 것이다. 

린드블럼은 2015~2016시즌 롯데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며 좋은 성적을 냈고 롯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린동원'(린드블럼+최동원)이라는 자랑스런 애칭도 얻었다. 2017 시즌에도 롯데는 재계약을 원했지만 린드블럼은 딸의 건강 문제로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고 피츠버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그러다 롯데가 외국인투수 애디튼의 부진으로 교체 필요성이 생기자 린드블럼은 7월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로 복귀했다. 린드블럼은 롯데의 후반기 반등과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 두산 린드블럼, 롯데 시절 린드블럼. /사진=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시즌 후 린드블럼은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두산이 롯데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겠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롯데와 재계약이 불발되고, 두산 입단이 결정된 후 린드블럼은 SNS를 통해 롯데 구단을 비난했다. 당시 린드블럼은 "롯데 구단은 협상에 진정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언론에 딸 먼로의 건강 문제를 거론하는 등 정도를 벗어났다"고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서운했던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렇게 롯데를 떠나 두산 선수가 된 린드블럼은 롯데 시절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9경기 등판해 6승 2패, 평균자책점 3.14의 호성적을 냈다.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7위, 탈삼진 공동 3위(61개) 등 효자 용병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두산이 니퍼트를 내치고 린드블럼을 선택한 결정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롯데가 린드블럼 대신 영입한 듀브론트의 성적(9게임 등판, 2승 4패, 평균자책점 5.48)과도 비교가 된다. 린드블럼이 롯데에 남아 지금과 같은 성적을 올려줬다면 롯데는 선두권 다툼을 벌이고 있을지 모른다.

린드블럼의 롯데전 등판은 이런 인연 때문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두산과 롯데는 이번 사직 3연전에서 1승1패를 주고받았다. 18일 1차전에서는 두산이 7-1로 이겼고, 19일에는 롯데가 15-2 대승으로 설욕했다. 두산은 3연승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1위가 굳건하고, 롯데는 4위를 지켰다.

두산의 선두 독주를 위한 디딤돌 하나가 추가되느냐, 7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온 롯데의 상승세가 이어지느냐, 3연전 마지막 일전에 린드블럼이 선발 중책을 맡아 친정팀을 상대하게 됐다.

린드블럼의 선발 맞상대로는 롯데의 '새로운 피' 윤성빈이 나선다. 윤성빈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5.29로 성적이나 경험 면에서는 린드블럼과 비교가 안 된다. 패기로 맞서야 한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린드블럼이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르면 롯데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린동원'에서 '린철순'(린드블럼+박철순)이 된 린드블럼의 감회는 어떨까. 야구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린드블럼의 롯데전 첫 등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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