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그룹 경영 참여 가능성…시간 두고 계열 분리 후 독립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구본무 LG회장이 별세하면서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구 부회장이 시간을 두고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뒤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장자승계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LG는 구광모 LG전자 상무 체제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구 상무는 다음달 29일 예정된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구 상무는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에게 우선 계열사 경영을 맡기고, 신성장 사업 발굴에 매진할 가능성이 크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 구본준 LG 부회장 /사진=LG 제공

고인이 와병 중이었던 지난 1년여 동안 그룹 실무를 책임져온 구 부회장은 당분간 구 상무와 함께 그룹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선대 형제들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났던 전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S그룹과 LIG그룹 등이 이 같은 전통을 지켰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한 뒤 LIG그룹을 설립했다. 구평회, 구두회 형제도 2003년 계열을 분리해 LS그룹을 만들었다.

고인이 회장직에 올랐던 1995년에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서 퇴진했다.

구 부회장의 계열 분리 독립도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은 그동안 장자승계원칙을 지켜왔다”며 “구 부회장도 LS 등의 선례를 따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구 부회장의 독립 시기는 미정이다. 그러나 곧바로 구 부회장이 계열사나 사업부문을 분리해 나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당분간 구 상무가 그룹 총수로 자리 잡을 때까지 옆에서 ‘멘토’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0세인 구 상무에게 관록 있는 오너 경영자의 조언과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열 분리 대상 기업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구 부회장은 디스플레이와 전자 계열사 등에서 주로 경영 활동에 힘을 쏟았다. 이 때문에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에서는 상사 부문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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