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탈·겸손하고 아랫사람 배려…정도경영 이끄신 분"
   
▲ 구본무 LG 회장 /사진=LG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재계 총수들에 대한 반감이 만연한 가운데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만큼은 자상하고 인자한 성품으로 존경 받는 경영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구본무 회장을 가까이에서 직·간접적으로 접해온 전·현직 LG직원들의 안타까움과 쾌차 기원이 이어지면서 타 기업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이목을 끈 바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무 회장은 재계에서 정도경영이라는 철학으로 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올바른 기업 활동을 펼쳐나간 것으로 유명하다. 

구본부 회장은 주요 경영진에 투명성과 도덕성을 흔들림 없이 실천해 달라고 당부해 왔다. LG그룹이 불공정거래 등으로 제재를 받은 사례는 다른 재벌기업과 비교할 때 거의 없다.

LG그룹이 이전부터 독립운동가와 후손을 위한 복지사업을 진행하는 점과 2015년 'LG의인상'을 만들어 타인에 귀감이 되는 일반인을 후원하는 일도 구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구본무 회장은 대학생의 해외탐방 프로그램 '글로벌챌린지'와 연구개발인력 유치 행사인 '테크노콘퍼런스' 등에 해마다 직접 참석하며 인재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해 2월 테크노콘퍼런스에서 "우수한 인재들과 창의적 환경을 만들어 글로벌시장을 선도하고 싶다"고 인사말을 하며 인력 유치에 직접 신경을 쏟았다.

LG그룹은 이런 노력의 결과 국내 재벌기업 가운데 평판이 가장 우수한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 회장의 경영철학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뿌리를 내린 성과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이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고집하며 곧바로 뒤를 이을 만한 후계자를 키우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은 정말 소탈하고 아랫사람을 배려할줄 알았던 젠틀한 분이었다”며 “주변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그와 같이 일할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해하는 이들이 만다”고 전했다.

또 LG에서 34년째 근무중이고 이제 마무리를 위해 정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 "엘지는 나에게 가장으로서 바른길만 생각하게 한 곳이고 너무 감사한 나의 일터였다"고 현재까지의 직장생활을 회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52분 구본무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 1년간 투병을 해온 고인은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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