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유아인이 지난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애호박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배우 유아인은 20일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대중, 논란, 책임'과 관련한 주제로 이야기하던 중 애호박 사건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유아인은 지난해 11월 24일 트위터를 통해 네티즌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 설전은 한 네티즌이 '유아인 애호박'이라는 글을 게재하며 시작됐다.

한 네티즌은 "유아인은 그냥 한 20미터 정도 떨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일 것 같다. 친구로 지내라면 조금 힘들 것 같음. 막 냉장고 열다가도 채소 칸에 뭐 애호박 하나 덜렁 들어있으면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하고 코 찡끗할 것 같음"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에 유아인은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 찡끗)"이라고 답글을 남겼다. 이후 일부 네티즌은 '애호박으로 때리겠다'는 의미를 키워 그를 폭력적인 '한남'(한국 남자)으로 칭했고, 그를 향한 악플 세례가 쏟아졌다. 이에 유아인은 '나는 페미니스트다'라는 장문의 글을 남기며 무의미한 논쟁을 종식하려 나서기도 했다.


   
▲ 사진=BBC 코리아


이에 대해 유아인은 "대상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몰랐고 재미있는 농담을 했던 것"이라며 "그 말이 '애호박으로 때린다고?', '유아인 이 폭력적인 인간', '여성 비하' 이런 식으로 번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일방적으로 어떤 사건을 억측으로, 오해로,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는 진영의 사람들에게 굳이 굴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그는 "페미니즘은 매우 중요한 인권 운동이다. 인권이야말로 이 시대에 우리가 환기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하지만 그것이 너무 진영논리로 빠지고 그게 폭력적인 운동으로 번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처음으로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리는 것이다 보니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저 역시도 엄마가 있는 사람이다. 엄마가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놓이고, 차별적인 상황에서 살아가시는 모습을 바라봤었다. 막내아들로서 장남으로서, 저 역시도 당연하지 않은 차별적인 사랑을 감당하면서 살았다고 말씀드렸던 것 같다. 그래서 (논란이 있었던 당시에)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아닐 수 있겠느냐'고 말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유아인은 "'남성은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라는 구도가 아니라 우리는 이 세계에서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서 "그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이제 조금씩 서로 얘기하고, 다양한 여론을 통해 생각을 맞춰가고 있다. 좀 더 평화롭게 덜 공격적으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많이 떠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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