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JT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가 끝났다. 20일 방송된 16화는 민박집 영업이 종료된 후 일상으로 돌아간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모습과 촬영 후일담, 직원 윤아와 알바생 박보검, 손님들의 인터뷰 등 뒷얘기로 석 달 넘게 성원해준 시청자들과 작별을 고했다.

이번 '효리네 민박' 시즌2는 앞서 지난해 방송됐던 시즌1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다. 제주도와 효리네의 겨울-봄 풍경을 담았고 새 직원 윤아, 단기 알바생 박보검의 활약상이 보태졌다. 다양한 손님들과 어울리며 사람 냄새 나는 민박집 풍경을 연출했던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매력은 또 한 번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3월 18일 7회 때의 시청률은 10.8%나 돼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의 신기원을 이뤘다. 

   
▲ 사진=JTBC '효리네 민박2' 홈페이지


두 차례의 '효리네 민박' 시리즈를 즐겨봤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벌써 시즌3 얘기가 나온다. 그만큼 잔잔하지만 울림이 컸던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9월 '효리네 민박' 시즌1이 끝난 직후, <'효리네 민박' 끝나 아쉽지만, 시즌 2는 시간이 좀 흐른 뒤에…>라는 제목을 달고 칼럼을 쓴 바 있다. 

당시에도 시즌1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여름철(사실은 늦봄부터 초여름) 제주와 효리네를 다뤘으니 겨울철 민박집을 다룬 시즌2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시즌2를 좀 시간이 흐른 뒤 찍었으면 좋겠다고 감히 주장했던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왜 '효리네 민박'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는지 천천히 곱씹어볼 시간,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이지은이 소중한 인연들을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시킬 시간, 민박집을 다녀간 손님들이 각자 일상을 살면서 어느 순간 소길리 효리네를 추억하고 그리워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위 칼럼 中)

아울러 프로그램의 인기 때문에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집구경하러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다. 효리네 사생활이 침해당하고, 반려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웃주민들이 피해를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 이상순은 두 차례에 걸쳐 직접 관광객들의 무단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효리네 민박2'는 예상했던 대로 금방, 혹은 적당히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찾아왔다. 시청자들의 바람을 반영해 겨울철 시리즈로 제작돼 2월 들며 방송이 시작됐고, 중간에 재촬영까지 해서 봄이 찾아온 효리네까지 이어붙였다.

계절만 바뀌었지, 똑같은 민박집에서 비슷한 설정으로 시즌2가 방송돼 식상한 시청자들이 외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기우였다. 

영리한 제작진은 성공적인 겨울철 영업을 위해 특별한 장치를 많이 준비했다. 벽난로와 노천탕을 만들고, 마당에는 게르까지 설치했다. 겨울철 눈덮인 효리네 민박집은 손님들의 발을 묶기도 했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운 그림이 돼 새로운 영상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관광객으로 인한 몸살은 제작진 측의 조치와 겨울철 날씨 때문에 이번 시즌2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리고, 윤아와 박보검이 있었다. 

시즌1 직원이었던 이지은(아이유)이 드라마('나의 아저씨') 출연 때문에 시즌2에 합류하지 못하자 새 직원을 합류시켰는데 보통 직원이 아니었다. 소녀시대 윤아였다. 윤아가 이번 시즌2에서 얼마나 열일을 했는지는 이미 시청자들이 직접 봐서 다 알 것이다. 윤아는 똑부러지게 일을 잘 했고, 준비해온 것도 많았고, 밝고 아름다웠고, 시청자뿐 아니라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마음까지 훔쳤다.

   
▲ 사진=JTBC '효리네 민박2' 방송 캡처


박보검은 어땠나. 박보검이 단기 알바생으로 민박집에 머문 시간은 2박3일밖에 안됐지만 그는 시즌 내내 함께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알바생으로 합류한다는 소식부터 촬영 목격담 등이 계속 화제가 됐고, 방송에서는 박보검 출연 분량이 언제 공개되는지가 계속 화제였고, 출연분 방송 때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화제였다. 박보검이 알바로 일하던 시기에 민박집에 머무는 행운(?)을 누렸던 손님들은 그를 '요정'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효리네 민박'은 시즌3 제작에 당위성을 갖게 됐다. 이왕 여름과 겨울, 봄을 담아냈으니 가을철 제주와 민박집을 보여줘 시리즈를 완성하는 것이 그럴 듯해 보인다. 실제 시청자들도 그런 요청을 많이 하고 있다.

효리네 민박이 한 번 더 영업을 할 것인지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 제작진이 결정할 문제다.

'효리네 민박'은 시즌1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줬다. 꾸미지 않아도, 재미를 위한 특별한 장치나 미션이 없어도, 익숙한 연예인 초대손님이 없어도 성공한 예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아이유를 재발견하는 기쁨도 있었다.

시즌2로는 시즌제가 갖는 묘미, 즉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라는 장점을 보여줬다. 과하지 않은 보강(벽난로, 노천탕, 게르 등)으로 참신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삶을 좀 더 깊이있게 엿볼 수 있었다. 윤아와 박보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그런데, 윤아와 박보검 없이 어떻게 더 진화한 시즌 3를 만들까. 

윤아가 직원으로, 박보검이 알바생으로 다시 나오는 것은? 글쎄다. 새 직원으로 누구를 뽑아야 전 직원 아이유-윤아의 그림자를 지울까. 어떤 알바생이 박보검 생각을 잊게 만들까. 

'효리네 민박' 완결편이 만들어진다면 어울리는 직원(과 알바생) 찾기가 난제다. 시즌 1, 2를 너무 잘 뽑아냄으로써 제작진이 스스로에게 풀기 어려운 문제를 낸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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