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원의 경제 성장률 전망이 내려가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간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경제 여건을 어렵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국제 경제 환경이 녹록치 않고 세월호 참사 여파로 내수조차 부진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하향 조정된 성장률이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은 쇼크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문제는 아직도 시장에서는 기업 이익 전망치를 높여잡고 있는데 어닝쇼크가 현실화 된다면 우리 증시에도 타격을 주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KDI는 '2014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7%에 이를 것으로 지난 27일 내다봤다.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경제성장률 측정 방식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당초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약 3.9%에 해당한다. 따라서 KDI는 이날 성장률 전망을 사실상 0.2%포인트 정도 낮춘 셈이다.

KDI의 이러한 전망치 변화는 다름 정부 기관보다 비관적 전망이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각각 3.9%, 4.0%로 전망한 바 있다.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이유는 메크로 환경이 아직 완전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볼 수 없는데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마저 침체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은 환율도 부담이다.

   
▲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이유는 메크로 환경이 아직 완전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볼 수 없는데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마저 침체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은 환율도 부담이다/뉴시스

실제로 매크로 환경은 녹록치 않다. 미국의 경우 경기 회복이 가시화 되고 있지만 유럽의 경우 아직 본격적인 회복움직임이 나왔다고 보기는 어렵고 중국도 경착륙 위기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거시 경제 성장률을 4%대로 보고 기업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왔는데 최근 이 전망치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며 "시장에서는 이를 선반영해 아직 코스피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책 연구원이나 정부 기관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리 시장은 유럽과 중국 등 메크로 환경이 여의치 않고 세월호 참사 여파로 내수 침체가 극심하며 여기에 높은 환율까지 겹쳐 한국경제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가장 우려되는 것은 기업 이익 성장이 안나오는 것인데 현재 기업 이익 컨센서스가 매우 높다"며 "이 경우 어닝 쇼크로 이어져 코스피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