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5월 들어 하루평균 165건 불과…4월보다 더 줄어
6월 발표예정인 보유세 개편안 수위에 따라 '거래절벽' 고착화 우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4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감소폭이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유세 개편안이 다음달에는 발표될 예정이어서 때에 따라서는 '거래절벽'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이날 현재 3800건(신고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65건에 불과하다. 이는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했던 지난달(하루 평균 거래량 210건)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급격하게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우려했던대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청약조정지역 내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60%까지를 세금으로 내게 하는 ‘양도세 중과’를 지난 4월 시행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는 등 압박의 강도도 높였다. 

규제를 피해가기 위한 움직임은 3월 거래량이 증명한다.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둔 지난 3월 서울시내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기(6658건) 대비 2배에 달하는 1만3856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4월 시작된 ‘거래절벽’ 현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얼어붙은 주택시장에 정부가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카드까지 들이밀며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서초구가 최근 반포현대 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통보한 재건축 부담금은 1인당 평균 1억 3569만원으로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우려했던 재건축 '부담금 폭탄'이 현실화된 것이다.

재건축 부담금 폭탄은 거래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이달 들어 서초·송파·강남·강동 등 강남 4구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549건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24건이 채 안된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하루 평균 거래량이 90건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구별로는 강남이 111건(일평균 4.8건)으로 가장 저조했고, 이어 서초 137건(일평균 5.9), 강동 146건(6.3건), 송파 155건(6.7건)순이었다. 

양도세 중과로 시작된 거래 위축이 재건축 부담금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거래절벽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다음 달(6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개편안이 발표되면 주택시장 거래절벽 현상은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강남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반포현대 재건축 부담금 발표 이후 강남권의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며 “가격을 내린 매물이 나와도 매수세 위축으로 거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보유세 인상이 어느정도냐에 따라 주택시장의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의 부담이 커질 경우 무주택자에게까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극심한 거래절벽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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