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썰전'에서 박형준 교수와 이종석 전 장관이 남북고위급회담 취소를 통보한 북한의 태도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24일 오후 방송된 JTBC '썰전'에는 유시민 작가, 박형준 교수,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남북고위급회담 취소 이유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먼저 박형준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미국의 전략자산 전체를,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해온 것까지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실천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한미 훈련에 문제 제기를 하는 건 한국이 먼저 핵 전략자산 배제를 실천해달라는 것 아니냐. 그걸 트집 잡아 남북고위급회담을 안 한 것이다"라고 남북고위급회담 취소 배경을 제시했다.


   
▲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이종석 전 장관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핵 실험 발사 중지, 한미 훈련 양해 등이 북한에 있어서는 살점을 떼어내듯 어려운 결정이라며 "그 중 한 가지 항목을 갖고도 몇 년을 협상한다. 이건 쌀을 몇백만 톤 줘도 받아내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미 훈련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남한에서 성의 표시는 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북측의 행보를 분석했다.

그러자 박형준 교수는 "역지사지로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도 좋은데, 지금은 긴 협상의 과정 속에서 포석을 두는 단계다"라며 "북한의 전통적인 협상 방법은 밀물·썰물 작전이지 않나. 협상을 시작할 땐 간이라도 빼줄 듯이 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지금처럼 태도를 바꾸면서 남한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문제점을 환기시켰다.


   
▲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이종석 전 장관은 "북한 말이 맞다고 박수 치는 게 아니다. 북한의 얘기를 듣고 입장을 조율해봐야 한다"라며 "B-52 같은 경우도 그렇다. 북한의 반발 직후 B-52 전개를 취소할 수 있었다면, 미리 했다면 얼마나 좋냐. 이런 건 손발이 안 맞았거나 북한을 너무 쉽게 본 거다. 좀 더 면밀하고 세밀하게 북한의 입장을 생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MC 김구라가 "미리 했으면 이렇게까지 틀진 않았을 거라고 보냐"고 묻자 박형준 교수는 "아주 날카롭고 정확한 질문"이라며 "북한이 과거에 협상하는 걸 보면 쭉 가는 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준 교수는 "볼턴의 리비아식 핵 폐기 강요는 북한이 발끈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핵 폐기 방식은 북미정상회담 진행 과정에서 정리해야 할 문제다"라며 "북한이 이에 대해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하면서 북미정상회담 자체를 안 열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은 북한의 협상력 높이기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썰전'은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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