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전격 개최한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25일 오후 '일체의 형식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오면서 이뤄진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남북간 소통 채널의 장본인은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하 통일전선부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발표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는 여러가지 소통경로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 중 하나가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소통 경로"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소통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남북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4·27 정상회담 후속조치 방안 등을 놓고 협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북측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이라며 격의없는 소통을 갖자는 방안을 제시했다"고도 설명했다.

북미정상회담 성사와 관련,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북미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질문에 이 관계자는 "지금 진행되는 여러 과정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과 정착이란 목표로 가는 과정"이라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믿고, 좋은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일방적인 북미대화 단절을 언급한 상황에서 향후 북한의 움직임 등을 묻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정상간 논의 내용을 전부 밝힐 순 없다"며 "어제 판문점 회동에서는 남북관계 발전 방향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회담을) 요청해 왔고, 남북의 실무진이 통화를 통해 협의하는 것 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전격적으로 회담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