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 기대 신규 분양시장은 청약자 몰리지만 기존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서초우성1차 래미안(가칭)·강동 고덕자이 등 서울에서만 6월 중 1만여가구 분양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시세 대비 저렴한 이른바, ‘로또 아파트’ 공급이 줄을 이으며 청약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견본주택에는 구름인파가 몰리는가 하면 청약 경쟁 역시 뜨겁다.

반면, 기존 주택시장은 가격이 오를만큼 올랐다는 인식과 함께 대출 등 각종 규제 영향에 매수세 위축으로 '거래절벽' 현상 마저 나오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달(6월)에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로또 아파트의 공급이 잇따르는 만큼, 기존 주택 시장과의 온도차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서초구 서초우성1차 래미안(가칭)과강동구 고덕자이 등 서울에서만 1만883가구에 달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로또 아파트가 6월에만 1만여 가구 쏟아지는 것이다. 

현행 규정에서는 30가구 이상 아파트 분양시에는 HUG의 보증이 필수 요소다. HUG는 고투기과열 지역 등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HUG는 분양보증을 신청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의 110%를 초과할 경우 보증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인 셈이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에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만 커지는 상황이다. 당첨만 되도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분양한 로또 단지들의 청약 경쟁률이 이를 증명한다. 

올 초 서울 강남권에 청약 돌풍을 일으킨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분양분 1246가구 모집에 3만1423건이 몰리며 평균 25.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성공리에 청약을 마쳤다. 

준강남권 로또로 불렸던 '과천 위버필드’ 역시 1순위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분양 391가구를 모집하는데 6698명이 몰리면서 17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면적 111㎡A타입은 과천 1순위 청약 접수서 미달됐던 2가구 모집에 기타지역서 845명이 접수해 106.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 최근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 낮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른바, ‘로또청약'이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청약 열기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사진은 방문객들이 과천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최근 분양에 돌입한 인기 단지 역시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25일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 ‘미사역 파라곤’은 인근 시세의 절반 수준인 3.3㎡당 1430만의 평균 분양가가 책정돼 시세 차익에 대한 예비 청약자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열기와는 다르게 기존 주택 시장은 ‘거래절벽’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 주택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8일 기준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이날 현재 4560건(신고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62건에 불과하다.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했던 지난달(하루 평균 거래량 210건)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한 새 아파트로 인해 기존 주택 시장은 외면받고 신규 분양 시장은 청약 과열 양상을 보이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강남의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4월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건축 부담금 폭탄, 보유세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기존 주택 시장은 매수세가 완전히 얼어 붙었다”며 “주택 매매 심리가 시세 차익 실현이 가능한 분양 시장으로 옮겨 간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아파트 시장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각종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분양가 규제로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높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단지로 청약자들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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