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여름이 성큼 다가왔지만 증권맨들은 춥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조조정 광풍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증권가의 꽃인 애널리스트는 물론 영업점 직원까지도 줄줄이 감원 삭풍에 휘둘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서 28일 NH농협증권이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지은데 이어 우리투자증권이 대규모 희망퇴직 인원을 확정했다.

먼저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412명의 희망퇴직 최종 명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5월 기준으로 우리투자증권 직원은 현재 2973명으로 희망퇴직 인원은 전체 직원 가운데 13.8%에 해당한다. 7명 중 1명이 이번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 증권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2014년 증권사 예상 임직원 수 감소 폭은 약 1500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뒤따라 NH농협증권도 전체 직원 858명의 23%에 해당하는 196명의 희망퇴직자 명단을 확정했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희망퇴직 규모 확정으로 합병 후 양사의 전체 인원은 3,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구조조정은 지난해 부터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대형사는 물론이고 중형사 소형사 가리지 않고 감원 바람이 불었다.

최근 대만 위안타 증권에 인수된 동양증권이 650여명, 삼성증권 300여명, 한화투자증권 300여명, SK증권 200여명, KTB투자증권 100여명, 유진투자증권 50여명 등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문제는 올해도 구조조정 태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2014년 증권사 예상 임직원 수 감소 폭은 약 1500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증권사 박선호 연구원은 "증권업계의 수익성 급감으로 지난해 동양증권에서 500명, 한화투자증권은 350명, KTB투자증권에서 1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이 실시됐으나, 올해에도 더딘 증권 업황 개선 속도로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에는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사 매각까지 감안시 추가 인력 구조조정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업 전체 임직원수는 4만241명으로 지난 한해 동안만 약 2560명이 감소해 2009년말 4만1326명을 하회했다. 점포수도 1611개로 2009년말 1913개 대비 15.8% 감소한 상태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