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승우(20·베로나)가 너무나 인상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라운드가 좁다는 듯 야생마같이 뛰어다녔다. 왜 이제서야 대표팀에 뽑았나 싶을 정도였다.

이승우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 선발 출전했다.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고 성인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이승우의 데뷔전이었다.

4-4-2 포메이션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승우는 A매치에 처음 뛴다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볼에 대한 악착같은 집념은 기본. 볼만 잡으면 돌파를 시도했고, 패스를 찔러넣었다. 위치에 상관없이 슛 찬스가 나면 주저없이 상대 골문을 보고 볼을 찼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시작과 함께 온두라스 수비에 공간만 보이면 파고들어가던 이승우는 전반 12분 황희찬과 2대1 패스로 전진하며 공격 기회를 만들어갔지만 마무리가 안됐다. 황희찬, 손흥민은 이승우를 이용해 2대1 패스를 하며 온두라스의 수비진 허물기에 주력했다.

전반 17분, 이승우의 A매치 첫 슈팅이 나왔다. 주세종의 스루 패스를 받아 온두라스 수비 두 명을 제치고 단독 돌파해 들어가던 이승우가 중거리슈팅을 시도했으나 빗맞아 옆으로 흐르고 말았다.

적극적으로 수비에도 가담해 볼을 자르면 바로 공격 전환하는 순발력도 돋보였다. 전반 29분에는 손흥민을 향해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넣었으나 타이밍이 조금 맞지 않았다. 전반 39분 손흥민과 함께 문전으로 진입해 코너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전반 44분에는 주세종의 패스를 받은 다음 다시 한 번 돌파해 들어가 슛을 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한국이 일방적 공격에도 득점 없이 0-0으로 마쳤지만 관중들의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선수가 바로 이승우였다.

후반에도 교체되지 않고 출전한 이승우는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다 결국 일을 냈다. 후반 14분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볼을 뺏어낸 이승우가 가운데 있는 손흥민을 보고 지체없이 패스를 해줬다. 손흥민이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고, 볼은 그대로 온두라스 골 네트에 꽂혔다. 손흥민의 슛이 워낙 정확하고 강력했지만 슛 찬스를 내준 이승우의 도움도 눈부셨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승우가 워낙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자 온두라스 수비는 이승우가 볼만 잡으면 태클을 하거나 반칙으로 괴롭히기에 바빴다. 

이승우는 A매치 데뷔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충분히 보여준 뒤 후반 38분 박주호와 교체돼 물러났다. 

물론 '야생마' 이승우는 세기 면에서 부족한 점도 엿보였다. 하지만 처음 대표팀 형님들과 실전에 나선 스무살 신예치고는 합격점을 받고도 남을 활약이었다.

한국은 손흥민이 골 이후 후반 교체 투입된 문선민(인천)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문선민 역시 신태용 감독이 이번에 발탁해 처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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