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정비사업 수주 물량 없어…주택사업 철수설까지 나와
래미안 브랜드에 IoT 기술 청사진 제시…주택사업 복귀 신호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물산이 래미안 아파트에 적용할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스마트홈' 공개를 계기로 '다시 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2년이 넘게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 시장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행사가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날인 2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서 미래형 주거문화 체험공간 '래미안 사물인터넷(IoT) 홈랩(HomeLap)' 개관 행사를 열었다. IoT 홈랩은 아파트 거주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다양한 IoT 기술이 작동하는 것을 체험하는 전시장이다. 

삼성물산은 이 쇼룸에 적용된 기술들을 연내 상용화한 뒤 향후 분양될 래미안 단지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적용될 단지는 다음 달 분양 예정인 서초구 재건축 단지 ‘서초우성1차 래미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 삼성물산이 주택 사업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사진은 지난 28일 미래형 주거문화 체험공간 ‘래미안 사물인터넷(IoT) 홈랩(HomeLap)’ 개관 행사장에서 김명석 삼성물산 상품디자인그룹 상무가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이번 행사는 단순한 IoT 기술을 선보인 자리가 아니다. 약 2년 넘게 칩거했던 삼성물산이 다시 주택시장 전면에 나설 것임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 삼성물산은 2015년 9000억원대의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이후 2년간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입찰 시장에서도 그해 12월 서초구 서초무지개아파트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 때문에 한때는 삼성물산이 주택 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주택시장 철수설'이 나돌기까지 했다. 

타 건설사들이 완화된 대출 규제, 재건축 연한의 축소 등으로 2015년부터 2017년 황금기를 맞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상위 10대 건설사의 경우 2016년 13조 3943억원이던 정비사업 수주액이 이듬해인 2017년 218조 8468억원까지 급증했다. 10대 건설사 중 절반이 넘는 6개 건설사가 수주액에서 증가 흐름을 보였다. 증가폭은 현대건설이 3조 3825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GS건설(1조 3189억원), 대우건설(1조 2044억원), 현대산업개발(6668억원), 롯데건설(3883억원), SK건설(1289억원) 순이었다.

반면, 삼성물산은 신규 수주가 중단되며 최대 30억원에 이르던 잔여 공사 물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삼성물산의 주택 부문 공사 잔액은 지난 2014년 말 기준 13조 1910억원에서 지난해 말 10조 331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는 7~8조원대까지 내려앉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의 이번 행사가 이목을 끄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주택사업 철수설이 나올 때마다 "양질의 사업장은 수주에 참여할 것이며, 철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었다.

하지만 50여곳이 넘는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연 것은 래미안 IoT 기술의 차별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주택사업에 다시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및 소비자들도 래미안의 귀환을 반기는 눈치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 초 출범한 래미안은 강남을 중심으로 고급 아파트 단지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며 "주택시장에서 브랜드 가치가 소비자들의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래미안의 귀환은 재건축 시장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부동산 조사업체 부동산인포가 2017년 12월 국내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 39개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래미안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측 역시 최첨단 IoT 기술의 접목이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를 한 층 더 강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래미안 IoT 홈랩을 주도한 김명석 삼성물산 상품디자인그룹 상무는 "최첨단 IoT 기술 접목으로 래미안의 품질을 한 단계 더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이벤트가 반드시 재건축 수주전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수주전에 영향은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상당한 편"이라며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전에 나설 경우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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