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PD수첩'이 법등 스님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법등 스님 측이 이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은 '큰스님께 묻습니다' 2부로 꾸며져 법등 스님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PD수첩'에서는 비구니(여승) 자매가 경북 김천 직지사 주지 법등 스님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초 수인 스님은 직지사에 갔다가 법등 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법등 스님이) 옷도 벗기고, 자기도 (옷을) 주섬주섬 벗었다. 사정만 안 했을 뿐이다"라고 폭로했다. 그는 "절 억지로 눕히길래 저항했다. '스님 왜 그러세요'라고 하니 '예뻐서 그래'라고 하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1990년대 중반에는 수인 스님의 동생 명인 스님이 한 호텔에서 법등 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님이 저를 침대로 밀고 가서 옷을 벗겼다. '스님 왜 그러시냐'며 이러지 마시라고 했지만, 힘을 못 이기겠더라. 성폭행을 당했고, 엄청 아팠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후에도 법등 스님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고. 명인 스님은 법정 스님이 사랑한다고 유혹하며 성추행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정 스님과 회색 갤로퍼에 탔다. (주차한 곳이) 화물차 뒤였는데, 속옷을 풀어서 제 가슴을 만지더라. 그러면서 자기 바지를 벗었다"라며 "그러더니 갑자기 (제) 머리를 확 잡으면서 'XX'이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자매 스님은 성폭력을 당한 충격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명인 스님은 지금까지 정신과 처방약에 의존하고 있었고, 아버지는 충격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후 2015년 수인 스님은 자매가 법등 스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법등 스님은 "그런 일이 없다. 선학원이 배후라는 것이 확실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법등 스님은 이날 'PD수첩'과의 통화에서도 "그분들(자매 스님)은 아픈 분들이다. 반드시 그 부분(성폭력 의혹)에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법등 스님이 주지로 주석 중인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는 'PD수첩' 방송 직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직지사는 "MBC 'PD수첩'은 상대방의 일방적 주장만을 가지고 의혹에 대해 방영했고, 이는 공영방송의 의무를 반한 것이며 인격 살해에 가까운 명예훼손을 자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직지사는 "법등 스님은 1990년부터 허리 디스크를 앓았고, 지병을 치료하느라 1993년 5월 7일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면서 "일상적인 생활조차도 어려운 허리 디스크 환자가 물리력을 행사해 성폭행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해명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비구니 자매와 선학원의 상관관계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직지사는 "해당 의혹이 최초로 기사화된 것은 법등 스님이 조계종과 대척점에 서 있는 선학원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때"라면서 "두 자매 스님은 모두 선학원의 도제이고, 자매 중 첫째 스님은 2017년 1월경 충남지역의 선학원 소속 사찰의 분원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이해관계를 고려한다면 법등 스님에 대한 의혹은 선학원 측이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등 스님을 음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PD수첩'이 법등 스님에 대한 충분한 반론권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직지사는 "5월 15일 방영 사실을 인지한 사중이 취재 요청서와 질의서를 방영 전 2주 전에 연락 줄 것을 요청했으나 5월 24일에 이르러서야 29일 방영임을 통보했다. 반론권 시기는 4일밖에 되지 않았으며, 5월 25일 답변서를 갈음하는 신청서를 메일을 통해 송부했음에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PD수첩'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