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본격적인 지방선거 유세가 내일부터 시작되지만 야권 전반의 '위기론'은 점차 고조되는 모양새다. 특히 전통적인 표밭이라고 여겨지던 지역이 '접전지' 양상을 연출하면서 선거결과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당시 후보)에게 40% 이상의 지지를 보냈던 TK(대구·경북) 표심이 이번에는 심상치 않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국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 자릿수'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CBS와 영남일보가 공동으로 리얼미터에 의뢰해 20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대구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권영진 한국당 후보는 41.8%, 임대윤 민주당 후보는 33.9%의 지지율을 보였다. 두 후보의 차이가 7.9%p로 나타난 것이다.

해당 여론조사는 대구시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이고, 응답률은 3.5%이다.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방식(무선 60%·유선 40%)으로 진행됐다.

부산과 경남 등 한국당에게 유리한 상황을 자주 보이던 PK 표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홍 대표가 지사로 재임했던 경상남도 역시 수치만 따지면 민주당 쪽으로 기운 양상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경수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50.6%로 집계됐다. 김태호 한국당 후보(25.2%)와의 차이는 25.4%p였다. 이는 지난 번 조사에 비해 7%p 격차가 더 벌어진 수치다.

해당 여론조사는 25일과 26일 사이에 경남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이고, 응답률은 17.3%이다. 조사방법은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유무선)로 진행됐다.

이처럼 '보수의 아성'으로 여겨지던 영남권 표심이 흔들리자 당 내부에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수면 위로 드러난 상황이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지난 29일 홍 대표를 겨냥해 "이대로 가면 6·13 지방선거는 저들이 그토록 공언해 온 보수궤멸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혔다. "당 지도부는 끝없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당 지지율과 선거전략 부재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홍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분란을 일으켜 지방선거를 망치게 하고, 그 책임을 물어 나를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뒷전에서 '누구 그만둬라' 하는 것은 당 내부적으로 엄청난 해당행위"라고 지적했다.

영남 뿐 아니라 호남에서도 아쉬운 소리가 나온다. 호남을 기반으로 삼는 민주평화당은 전남도지사 후보로 민영삼 최고위원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명도나 지지기반 면에서 앞서 출마가 고려되던 박지원 의원에 비해 무게감이 낮다는 게 정치권과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당초 평화당은 박 의원을 유력한 전남도지사 카드로 고려했다. 박 의원 본인도 침체된 당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민주당 일색의 선거판을 이끌어야 한다는 이유에서 출마를 유력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부인의 병간호 등을 이유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지난 24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 지도부 및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시·도당위원장들과의 연석회의를 열었다./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