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경영체제 구축 통한 기업가치·경영효율 제고 모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효성그룹은 다음달 1일 자회사 지분관리 및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된다고 31일 밝혔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를 비롯한 섬유와 무역부문을 담당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인 '크레오라'는 지난해 글로벌 No.1 자리를 확고히 하는 등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크레오라가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원인으로 전 세계적인 공급증가 우려에도 기술개발을 통한 차별화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생산시설 증설을 통한 시장 지배력을 높인 것을 꼽았다.

앞서 효성은 지난 1989년 기능성 섬유인 스판덱스 연구개발(R&D)에 착수, 1990년대 초 독자기술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000년대 본격적인 수익사업으로 성장, 효성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효성중공업은 중전기기·산업기기·에너지시스템을 비롯한 중공업과 건설부문을 담당한다. 

중공업부문은 송배전용 중전기기 기술력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전력품질 안정화 수요에 맞춰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스태콤)·초고압 직류 송전 시스템(HVDC)·에너지저장장치(ESS)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요자원관리 시장에도 진출해 글로벌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 효성 베트남 스판덱스 공장/사진=효성그룹


대한민국 최초로 빌라를 선보였던 건설부문은 2013년 새 아파트 브랜드인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를 론칭하고 주택사업을 강화했으며, 20202년까지 효성중공업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는 타이어코드를 생산 중인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에어백·탄소섬유 등 제품경쟁력을 높여 자동차 소재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화학부문을 담당하는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PP)·NF3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증설을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 및 시장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액화석유가스(LPG)부터 PP에 이르는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의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현준 회장은 2016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인프라 및 신규 투자 사업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지난해 베트남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베트남 남부 바리아웅따우성 까이멥 공단에 12억달러 규모의 PP 공장·LPG 저장소·LPG 및 석유화학제품 부두 프로젝트 투자를 추진 중이다.

   
▲ 효성그룹 CI/사진=효성그룹


효성은 이번 분할로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 및 주주가치 극대화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주주 권익보호 및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같은해 7월 조현준 회장이 취임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투명경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조 회장이 맡고 있던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대표위원직을 사외이사에 넘기면서 후보 추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이 높아지는 등 사외이사들의 역할도 강화됐으며, 기업운영 및 정책·업무 집행 등을 결정하는 이사회 의장을 외부 인사가 맡는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들에게 충분한 지원과 함께 회계 실무 담당자 대상 교육을 강화하고 감사위원회 평가 횟수도 늘리는 등 내부회계 관리를 강화해 회계 투명성도 높아졌다고 부연했다.

분할을 통한 독립경영체제가 구축되면 시가 총액이 현재 4조7000억원에서 7조원대로 늘어나는 등 기업가치도 재평가 될 것으로 보인다.

DB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효성의 합산 시가총액을 각각 5조2000억원으로 5조6000억원으로 내다봤으며, 교보증권은 7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효성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효성이 2분기 주력제품 수익개선으로 실적이 전 분기 대비 27.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스판덱스 성수기 진입·타이어코드 판가 인상·화학부문 프로판 가격 하락에 따른 PP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설회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주식은 해당 신설회사에 승계되고 나머지는 ㈜효성에 존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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