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는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김태호 후보가 김경수 후보를 겨냥, "선거 끝나자마자 수사대상이 될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양 측의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전날(30일) 김태호 후보는 경남 창원시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한국당 경남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당선되자마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위기 극복에 나설 김태호와 선거가 끝나자마자 수사대상이 되는 사람 중에 누가 적임자인지 도민이 냉철하게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경수 후보 측 제윤경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태호 후보의 발언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발언 취소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근거없는 흑색 비방, 네거티브를 빼고서는 선거를 치룰 자신이 없느냐. 정치공방은 즉각 중단하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이철희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임선대본부장은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께 드리는 글'이라는 논평을 통해 "도지사가 되면 열일 제쳐 두고 당적을 초월해 경남 살리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정치운동에 한 눈 팔고 다녀야 되겠느냐"며 "경남 도민은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참 한가한 소리 하신다"고 비꼬았다. 김태호 후보가 '보수의 가능성을 열겠다'고 공언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그러자 김태호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드루킹 특검'이 통과된 상황에서 김경수 후보가 수사를 안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태호 후보 측 윤한홍 대변인은 31일 논평에서 "'선거 끝나자마자 수사대상이 되는 사람'이라는 말을 왜 취소하란 말이냐"며 "특검이 통과됐는데 김경수 후보는 수사를 안 받겠단 말이냐. 아니면 수사를 안 받도록 청와대가 막아 주겠다고 합의라도 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사대상이 될 것이란 말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니 김경수 후보가 '특검 이상의 것도 받겠다'고 말한 게 거짓말이었다는 속내가 드러났다"며 "특검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일을 못하는 지도자는 용서할 수 있어도 거짓말하는 지도자는 용서할 수 없다"며 "'특검에 맡긴다' 운운하지 말고 도민의 선택을 받는 게 도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