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인 DGB금융지주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수 승인에 미온적인 상황이라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에 관한 보완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에 대한 보완서류 제출을 잠정적으로 연기할 방침을 세운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 사진=하이투자증권


DGB 측의 원래 계획은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이 선임되면 보완서류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 인수 승인절차를 밟는 것이었다. DGB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에 대한 신청서를 이미 작년 12월 제출했지만 ‘사업 계획서 미비’와 ‘영업전략 부재’ 등의 사유로 금감원으로부터 지난 1월 ‘심사서류 보완’ 요청을 받은바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수성구청 의혹 등에 대한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에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오 내정자가 정식으로 취임하면 금융당국과 관련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보완서류 제출 날짜 등을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행법상 금융당국은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받은 이후 60일 내에 이를 심사해야 한다. 단, 심사서류 보완을 요구할 경우 추가 자료 제출 기간은 심사기간에 산정되지 않는다. DGB지주는 지난 1월부터 4개월간 금감원이 요구한 보완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DGB지주 측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에 대한 금융당국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서류를 제출하는 데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 60일 심사기간 중 이미 29일이 지났기 때문에 별다른 대책 없이 서류를 제출할 경우 시간이 허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DGB지주는 이번 달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에 대한 보완서류를 금감원에 제출하려고 했다.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공식적으로 선임함으로써 이른바 ‘CEO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DGB지주가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었던 박인규 전 회장의 사퇴와 경영권 승계 절차를 마무리 지었지만 금융당국의 입장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비자금, 채용비리, 수성구청 투자손실 보전 등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점, 관련 임원 및 기관에 대한 제재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인 점 등이 작용하고 있다. 

DGB지주는 일단 현대미포조선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주식매매계약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작년 11월 현대미포조선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은 지난 3월 이미 만료됐지만, 계약 당사자 간 해지를 통보하기 전까지 계약 존속기간은 유효하다. 

단, 현대중공업 역시 내년까지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DGB지주의 상황이 완벽하게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긴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결과적으로 승인절차 지연에 따른 리스크를 당사자 모두가 나눠지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