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강릉 노파 살인사건은 잘못된 초동수사로 인해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2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3년 전 발생한 강릉 노파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2005년 5월 강릉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장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12년 간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은 용의자 정 씨를 검거하며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1심 재판 결과는 무죄였다.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던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유일한 증거, 테이프 지관에 찍힌 쪽지문 또한 1심에서 살인의 결정적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다. 정 씨는 범인일까, 기이한 우연으로 누명을 쓴 사법 피해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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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
12년 만에 용의자로 검거된 정 씨는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했고, 증거가 조작된 것 같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범인이 장 할머니의 손과 발을 테이프로 1차 결박한 뒤 전깃줄로 2차 결박했던 것에 대해 주목, 정 씨에게 매듭을 묶어봐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정 씨의 매듭 모양을 본 정민영 한국산악회 이사는 "이 매듭은 특이하다. 이렇게 꼬아서 하진 않는다. 이렇게 보기에는 유사해 보인다"면서도 범행 당시의 매듭과 동일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정 씨는 장 할머니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 앞에 잡힌 사람(용의자)이 범행을 시인했는데, 번복해서 풀려났다"고 밝혔다. 장 할머니를 죽였다고 자백까지 한 용의자가 있었다는 것. 13년 전 용의자와 12년 만에 체포된 피의자를 둘러싼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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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
김완규 검사는 "한 스님이 박씨를 찾아 '장 할머니가 이 집 막내아들을 노리고 있다. 당신이 빨리 경찰서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들이 죽는다'고 했다. 그 직후 경찰이 집에 찾아왔고, 박씨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당시 담당 형사가 친누나인 비구니 스님을 동원, 장 할머니와 수양딸처럼 가깝게 지내던 박씨에게 허위 자백을 유도했다는 것.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박씨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어봤다. 그는 "거짓말을 들은 대로 거짓말을 했을 뿐이다"라며 "그날 할머니 댁에 간 적도 없다"고 밝혔다.
장 할머니의 아들 한성희 씨는 "박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함정수사를 했다. 사건 3~4년 뒤 따지니 형사가 하는 얘기가 '우리가 초동수사에 미비했던 건 인정한다'고 얘기하더라"라고 전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강릉 노파 살인사건이 13년째 미제사건으로 남은 이유는 객관적인 물증보다 사건의 정황, 개인의 직관에 집중한 수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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