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IFC몰에 'CJ올리브마켓' 오픈...자사 제품 뿐 아니라 과일, 치즈, 맥주 등 판매, 일반 마트와 큰 차이 없어
   
▲ 지난 2일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본사 지하 CJ올리브마켓에는 주말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고객들이 찾아와 제품들을 구매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CJ가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눈을 돌리고 있다. CJ는 올리브영을 통해 화장품 유통 채널을 키운 바 있고 최근에는 CJ제일제당을 통해 식음료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이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관심을 가진 배경은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PB(자체 브랜드)를 크게 키우면서 식품업계 1위이자 NB(제조업체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CJ제일제당이 상대적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유통업체들이 채널을 강점으로 자체 브랜드를 키운 것처럼 자체 유통 채널을 확보해 자사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본사 지하에 'CJ올리브마켓'을 열었다. 기존 비비고 매장이 있던 자리에 자사 HMR(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인 것이다. 

134평 규모의 CJ올리브마켓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HMR 플래그십 스토어'라고 알리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여의도 IFC몰에도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측은 "현재로서는 CJ올리브마켓의 추가 오픈 계획은 없지만 향후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추가 매장 오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CJ제일제당은 CJ올리브마켓이 HMR 플래그십 스토어라고 알리고 있지만 다양한 수입맥주들도 판매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CJ올리브마켓에 대해 CJ제일제당의 오프라인 식음료 유통채널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식품업계에서는 자사 쇼핑몰 등 온라인 시장을 통해 자사 제품을 판매해오기는 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것은 CJ올리브마켓이 거의 유일하다.

CJ제일제당 측도 자사 온라인몰인 CJ온마트와 오프라인 채널인 CJ올리브마켓을 연계해 소비자 동향 등을 파악하며 미래 트렌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쌍림동 CJ제일제당 본사 지하에 위치한 CJ올리브마켓에는 자사 제품 뿐 아니라 과일과 치즈, 맥주, 건기식 등 판매 물품이 일반 마트와 별반 다른 게 없었다.  

CJ올리브마켓 바로 옆에 위치한 올리브영은 뷰티 카테고리만 판매하고 식음과 관련된 것은 모두 CJ올리브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CJ올리브마켓이 일반 마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CJ제일제당에서 생산하는 제품 이외에 타사 제품은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CJ올리브마켓은 타사 제품 대신에 모두 수입 브랜드들로 매대를 채워 놨다. 마치 이마트의 고급 슈퍼인 'SSG푸드마켓'과 유사했다.
 
   
▲ CJ올리브마켓은 HMR 뿐 아니라 일반 마트 처럼 과일들도 판매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실제 몇몇 과일 종류를 제외하고 치즈, 맥주, 차(TEA) 등은 수입 브랜드들이 대부분이다. 먹는 제품 뿐 아니라 와인잔, 유리컵, 요리기구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으며 이 제품들도 모두 수입품들로 채워져 있다. 전체에서 수입품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가까이 돼 보이는 것으로 보였다. 수입 식료품점을 방불케 했다.

이에 CJ제일제당 측은 "CJ제일제당의 HMR 플래그십 스토어이기 때문에 자사 제품으로만 채워져 있고, CJ제일제당에서 제조하지 않는 일부 제품에 대해 수입품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CJ올리브마켓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유통산업발전법 적용을 받지 않아 의무휴업 대상도 아니다. 중구청에 따로 동록도 하지도 않았다. CJ올리브마켓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하며 휴무일이 없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향후 CJ올리브마켓을 어떻게 확대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PB를 확대하면서, 제품 생산에만 집중했던 식품업체들이 설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 대부분이 자체 유통망이 없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은 자체 브랜드를 키우면서 식품업체와 유통업체간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며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어떻게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할지가 관심이기는 하다"고 전했다.
    
   
▲ CJ올리브마켓에는 식음료 뿐 아니라 식자재와 관련한 제품들도 판매하고 있으나 모두 수입 브랜드들이다./사진=미디어펜

이에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올리브마켓은 HMR 브랜드 체험부터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등 식문화 전반을 즐길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이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HMR 매출을 3조6000원으로 끌어 올리고, 이중 40%를 글로벌 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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