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러시아 월드컵과 6‧13 지방선거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식시장에서의 테마주 흥행은 전혀 일지 않는 모습이다. 월드컵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남북‧미북 정상회담 기대감에 따른 남북경협 테마주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월드컵 관련 종목들의 최근 성적표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월드컵 관련주로 꼽히는 이른바 ‘테마주’들은 광고와 방송, 통신, 요식업 등에 속한 종목들이다.

   
▲ 사진=연합뉴스


일단 광고업체 이노션의 경우 지난달 21일 6만 7900원에서 이달 1일 기준 6만 5400원으로 주가가 3.68% 내렸다. 4일 현재 주가가 다시 2% 정도 반등하긴 했지만 한 달 사이 하락세를 나타내긴 마찬가지다. 이노션의 모기업이자 주요 광고주인 현대차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스폰서인 관계로 ‘테마주’가 됐지만 주가 움직임에는 큰 상승세는 없었다.

또 다른 광고계 종목인 제일기획, 러시아 월드컵 경기 중계사 중 한 곳인 SBS와 지주사인 SBS미디어홀딩스 역시 최근 주가가 하락세다. S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 3사에 방송회선을 단독 제공하는 LG유플러스 역시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하락했다.

이른바 ‘치맥주’에 해당하는 하림의 경우 약 2% 주가가 상승하긴 했지만 하이트진로의 경우 주가가 2% 정도 하락했다. 오히려 인터넷 방송 업체 아프리카TV의 주가가 최근 25% 가까이 상승해 달라진 세태를 보여주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러시아 월드컵 전 경기를 생중계 한다.

전반적인 침체에 대해서는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충분히 확산되지 않았다는 이유가 손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펼쳐진 한국-보스니아 친선경기의 경우 시청률이 7.8%에 불과했다”면서 “월드컵 공식 개막 후 한국 대표팀이 어느 정도 좋은 성적을 보여준다면 그때부터 테마주 열풍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월드컵 개막과 비슷한 시기에 예정된 6‧13 지방선거 테마 역시 증시 흥행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초 정치테마주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정작 증시에서 테마주의 급등락은 관찰되지 않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지방선거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은 안랩이다. 서울시장 후보 중 한 명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창업한 안랩은 올해 초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거론되며 9만원 근처까지 올랐지만 현재 주가는 6만원선을 하회하고 있다. 

경기도시사 선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주인 에이텍, 에이텍티앤, 오리엔탈정공 등도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에이텍은 최대주주 신승영 씨가 성남시의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포럼의 운영위원직을 맡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 대선 무렵부터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다. 지난 3월 무렵 주가가 1만 6000원 선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만 1000원선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어느 정도 결과가 예상되는 지역이 많아 가격 반영이 이미 끝난 종목이 다수”라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경협주들이 테마주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선거를 비롯한 다른 테마는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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