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교육소통령'이라 불리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박선영·조영달·조희연 후보는 4일 첫 방송토론회를 갖고 기존 서울시교육의 성과와 외고·자사고 폐지 등 당면한 이슈에 대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서울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MBC가 이날 오전 서울 마포 MBC스튜디오에서 개최한 선거 후보자 토론회 초반, 세 후보는 지난 4년간 현직 교육감이었던 조희연 후보의 서울교육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선영 후보가 "조희연 체제의 지난 4년 동안 서울시 학력은 전국 꼴찌였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도 서울의 교육청 청렴도가 전국 꼴찌 수준"이라며 "조희연 후보의 전 비서실장은 왜 수뢰 혐의로 수감 중인지 설명해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희연 후보는 "인구가 많은 서울 특성상 기초학력 떨어지는 학생도 있지만 성적 우수학생들도 있고 이는 전임자 때부터 지속해온 문제로 맞춤형 교육을 위해 노력했다"며 "전 비서실장 수뢰 문제에 대해선 서울시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청렴도 제고를 위해 교육청 공무원들이 전관과 만나지 못하도록 조치했고 그 결과 청렴도 순위가 지난해 12위로 올랐다"고 해명했다.

또한 조영달 후보가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폐지 등 교육을 정치와 진영 논리로 바라보면서 교육현장에 극심한 혼란을 일으켰다"고 비판하자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 외고 폐지 문제는 고등학교를 우열반 편성하듯 나누는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답했다.

이날 방송토론회에서 나온 첫 공통질문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 폐지에 대한 입장이었다.

박선영 후보는 "일반고가 외고 및 자사고 수준이 되도록 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주겠다"며 학부모 학생의 교육 자유를 강조하면서 "자사고·외고를 없애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일반고 수준을 이러한 학교들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영달 후보는 "자사고와 특목고 모두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그대로 두되 100% 추첨제로 바꾸고 과학고는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으며, 조희연 후보는 "고교서열 발생으로 인해 자사고와 외고가 문제가 된다"며 "어느 학교에서든 최고의 교육을 받도록 고교체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국공립유치원에 대한 취원율 제고 방안을 묻자 박선영 후보는 "유아 1인당 50만 원 상당의 교육바우처를 제공해 학부모가 자유로이 유치원을 선택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무조건 국공립 유치원을 늘릴 게 아니라 기존 유치원을 대상으로 예산 지원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조영달·조희연 후보는 입을 모아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조영달 후보는 "유치원도 초중등학교와 같은 기본학교라는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조희연 후보는 "사립유치원 지원도 늘려 공립유치원에 버금가는 교육을 받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박선영 후보는 "무너진 교육을 되살리겠다"고 밝혔고, 조영달 후보는 자신을 "유일한 탈정치 후보"라고 소개했다. 조희연 후보는 "지난 4년간의 조희연이 제 경쟁상대"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날 공통질문에 이어 후보간 1대1 검증토론 순서로 넘어가자 각 후보들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일어났다.

후보들은 공약 소개와 검증보다 서울 학생들 학력수준과 각 공약, 전교조에 대한 입장을 놓고 상호 비방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 박선영(왼쪽부터), 조영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5월31일부터 14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자료사진=(좌)박선영·(중)조영달·(우)조희연 후보 각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