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선거, 조희연 아들과 고승덕 딸이 승부 갈랐다

4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대한 개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인지도가 낮았던 진보성향 조희연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초반에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모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보수성향 고승덕 후보가 예상을 깨고 서울교육감에 낙마한 데에는 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비난 글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페이스북 파문'이 터지기 전인 지난달 29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고승덕 후보가 28.9%로 조희연 후보(17.4%), 문용린 후보(16.7%)보다 높았다.

또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8일 조사한 결과에서도 문용린(23.3%)과 고승덕 후보(21.9%)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고 조희연 후보(18.7%)가 뒤를 이었었다.

결과를 뒤바꾼 결정적인 역할은 고승덕 후보의 딸이 했다. 고 후보의 장녀인 고희경(Candy Koh)씨는 교육감 선거를 불과 4일 앞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고씨는 "고 후보는 자녀들의 교육에 대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며 "서울시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공작정치의 희생양'임을 호소하고 지지를 부탁했지만 한번 돌아선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아들과 문용린 후보의 야합에 따른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며 "박 전 회장의 장남과 문 후보는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에 있고 고승덕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장했다.

'공작정치' 논란에 문용린 후보가 가세하면서 고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더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고 후보가 '공작정치'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선거 이전에는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위인지도 전혀 몰랐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선거 하루 전날에는 고 후보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끝까지 '공작정치' 공방을 이어갔다.

문 후보와 고 후보가 서로 '네탓'을 하면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을 때 조 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대신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조 후보 아들의 응원글은 순식간에 포털사이트에 상위 검색어로 오르는 등 조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 후보의 둘째아들 조성훈씨는 지난달 29일 '서울시교육감 후보 조희연의 둘째아들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호응을 얻었다.

조씨는 "인간으로서의 조희연은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어느 순간에서나 생각하는 사람이고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고 돈 욕심없이 살아왔으며 누구보다도 제 말을 경청해주시고 언제나 '대화'를 강조하시는 분이다"고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조 후보의 당선에는 자신의 아들과 고 후보 딸의 폭로가 막대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