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미북정상회담의 윤곽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12일 미북정상회담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며 "첫 회담은 잠정적으로 싱가포르 시간으로 오전9시(한국시각 오전10시) 열린다"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정상회담에 대해 '첫 회담'이라고 표현한 것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과정'이라고 언급하면서 "한 번이라고 말한 적 없고 역시 단 한번에 성사된다고 하지 않았다"며 후속 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들고 예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만난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12일에 무엇인가에 서명하지는 않을 것이고 하나의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또한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에서 김 부위원장과 고위급회담을 마친 후 "향후 해결해가는 것에 수 주가 걸리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타결인지 단계적 방식인지' 기자들이 묻자 "앞서 가지 않겠다"면서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는 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싱가포르 실무협상은 마무리 단계이며 비무장지대(판문점)에서 외교 협상이 이어졌다"며 "논의에서 매우 긍정적이고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가질 장소로는 싱가포르 탕린 권역에 있는 샹그릴라호텔이 정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스트레이트타임스 등 싱가포르 현지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무부는 4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오는 10~14일 샹그릴라호텔 주변인 탕린 권역을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고, 싱가포르 주재 한국대사관 또한 이날 "싱가포르 정부가 특별행사구역 지정 사실을 특별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무부는 샹그릴라 등 여러 고급호텔이 위치한 탕린권역에 대해 "정상회담을 위한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한다"면서 보도 공문을 통해 "정상회담과 연관된 관련 행사와 활동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미북정상회담 이슈는 비핵화에 대한 공동합의문 채택 여부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이에 대해 서명 혹은 채택이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문을 담은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4일(현지시간) "이번에 만나고 합의는 나중에 하는 식이 될 것"이라며 "비핵화 과정에 남북 관계를 포함해 핵 및 경제와 무관한 이슈가 포함될 수 있고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미북정상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는 북핵 포괄적 합의에 대한 노력을 약속하는 개괄적 성명이 될 것"이라며 "수많은 세부 합의사항은 회담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CNN 방송 또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과 북한이 핵심 의제에 대한 기본 틀만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세부사항은 향후 수개월에 걸친 실무협상을 통해 타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CNN은 보도에서 "미리 준비된 공동성명을 발표하게 될 수 있다"며 "북한 비핵화 매커니즘의 공식적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싱가포르 당국은 제3국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미국과 북한 양 정상이 최대한 동등하게 보이도록 의전 및 경호계획을 짜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타고 올 전용기는 보안 및 경호상 이점을 감안해 민간시설인 창이 공항보다는 싱가포르 공군의 파야 레바 기지에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12일 미북정상회담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며 "첫 회담은 잠정적으로 싱가포르 시간으로 오전9시(한국시각 오전10시) 열린다"고 밝혔다./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