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6·13 지방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문수 자유한국당·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를 놓고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5일 ‘지방선거 이후 당 대 당 통합’을 단일화 조건으로 내걸었다. 안 후보는 정계개편에 대한 확답없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 후보의 양보’를 요구했다.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지방선거 이후의 정계개편 문제로 확대될 기류가 감지된다.

당사자인 김 후보와 안 후보 뿐만 아니라 양 당·캠프 모두 서로를 향해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등 양측은 한치의 양보 없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당대 당 통합 없이는 단일화를 할 수 없다', 안 후보는 '김 후보가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김 후보는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국면에서의 '승리'를 노리는 당의 셈법을 따르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후보직을 내려놓으면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질수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011년에도 당시 박원순 후보에게 서울시장 자리를 사실상 양보했었다.

두 후보 모두에게는 자신의 선거 완주 여부가 서울시 구청장, 시의원·구의원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점도 중도 포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결국 두 후보가 단일화 군불만 지필 뿐, 지난해 5·9 대선 때처럼 3자 구도 속에서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안 후보 측이 토론회와 여론조사 실시를 통한 단일화 방식도 고민 중이라 김 후보 측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막판에 단일화 협상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오는 8~9일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단일화 협상을 할 수 있는 날은 6~7일 뿐이다. 늦어도 7일 단일화 결과를 유권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물론 본 선거일 2~3일 전에라도 단일화를 할 수 있지만, 사전투표가 끝난 뒤라 단일화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어 양측 모두 이는 기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여망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서울시를 바꿔보라는 것”이라며 “(지난 3일 안 후보와 만나) 국민 여망에 맞춰 좋은 방법을 통해 서로 협력해 나가자는 데에는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제가 (회동에서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했다”며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통합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바른미래당이 굉장히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단일화를 위한 다른 방법(합당)을 조금이라도 거론하면 당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 후보는 “단일화라는 것은 한 후보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거나 유권자들이 표를 모아주시는 방식으로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안 후보는 “제가 확장성이 있고 저만이 일대일로 맞붙었을 때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