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승부조작 제의를 받은 사실을 구단에 신고했다. 두산 구단은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보고를 했고, 이영하에게 이런 일이 있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참 잘한 일이다.

두산 구단은 7일 보도자료를 냈다. 이영하가 최근 브로커로부터 승부조작 관련 제의를 받았고 KBO에 이같은 내용을 곧바로 신고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영하는 지난 4월 처음으로 승부 조작과 관련된 제안을 받았고, 단호하게 거절 의사를 표시했다. 며칠 후 브로커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지만 이영하는 또다시 강경하게 거절하고 곧바로 구단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 두산 구단은 사태를 파악한 후 KBO에도 해당 사실을 전달했다.

   
▲ 사진=두산 베어스


KBO는 두산 구단의 보고를 받고 후속 조치를 취했다. 조사위원회를 통해 기초 조사를 마친 뒤 관련 자료를 5월 18일 관할 경찰서에 제출하면서 수사를 의뢰했다. 혹시 다른 구단에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아직까지 다른 팀에서 비슷한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아직도 승부조작 유혹의 검은손이 프로야구판 주위에 으슬렁거린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최근 수 년간 여러 명의 전도 유망했던 선수들이 아무 개념이 없거나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유니폼을 벗고 법의 심판을 받는 일이 있었다. KBO와 각 구단은 자정 노력을 해오면서 선수들에게 교육을 강화하는 등 경계를 해왔지만 여전히 승부조작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독버섯같은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이영하의 바른 대처가 모범이 될 만하다. 단호한 거절, 즉각적인 신고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했다.

두산 구단이 쉬쉬 하지 않고 즉각 KBO에 보고를 해 다른 구단에도 손을 뻗칠 수 있었던 승부조작 유혹을 예방하는 효과를 낸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날 보도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가 승부조작 유혹을 받았다는 사실이 전파되자 두산 구단이 곧바로 이영하 선수를 공개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선수 보호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괜한 의혹과 루머가 확산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과감히 실명을 공개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영하 스스로가 자신의 이름 공개를 선뜻 동의했다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

이영하는 이번 행동을 통해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흘리고 경쟁하는 프로야구 동료들에게 혹시 있을지 모르는 승부조작 유혹에 대처하는 좋은 매뉴얼을 제공한 셈이다. 떳떳하기에 공개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두산 구단과 이영하는 이름을 공개함으로써 다음에 이런 유혹을 받는 선수가 있을 경우 과감하게 맞설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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