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6.13 지방선거에 나선 김문수 자유한국당,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가 무산됐다. 

지방선거 사전 투표(8·9일)를 하루 앞둔 7일에도 양측이 타결에 이르지 못하자 안 후보 측은 이날 '지방선거 후 야권 재편에 함께 노력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는 뜻을 김 후보 측에 전하며 단일화를 거듭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가 그동안 단일화 조건으로 주장해 온 '당 대 당 통합' 요구에 '야권 재편' 추진이란 포괄적 통합 추진 구상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날 "선거 전 양당 간 통합추진위를 구성해야 단일화 논의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6·13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8일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를 찍으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되는데 도움을 주는 일"이라며 자신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집중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가 또 4년 동안 실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서울시민이 절반을 넘는다"며 "그런 분들이 어느 후보에게 표를 주어야 박 후보의 연임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많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음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안 후보는 또 '시민에 의한 단일화'만이 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할 것이냐"고 묻자 "상관하실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시민에 의한 단일화를 말씀드린 것이다. 박 시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절반의 시민들이 가능성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진행될 거란 말"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8일 자정까지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야권 단일화는 물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바른미래당 측은 꾸준히 두 후보간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과 서울 시장 단일화를 넘어 당대 당 통합이 거론되는 것에 경악하고 분노한다"면서 "국정농단에 대한 사과도, 반성도 없이 냉전적 이념에 사로잡혀 판문점 선언을 거부하고 철 지난 색깔론에 기대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는 원조 적폐세력과 단일화 운운하는 것은 납득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한국당 온도 차이를 보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대한민국 보수우파의 견제와 감시 능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내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데 더이상 시간 허비하지 말고 오늘 밤이라도 두 후보가 만나 정치적인 큰 결심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