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분노를 유발할 만한 문제투성이 식당들이 등장했다. 실태를 살펴본 백종원은 분노하며 "폐업"을 입에 담았고, 시청자들도 잔뜩 뿔났다.

8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서울 뚝섬에서 장사가 안돼 솔루션을 원한 식당 4곳을 백종원이 찾아가 문제점들을 파악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대상이 된 식당은 족발, 경양식, 샐러드, 장어구이를 파는 가게였고, 주인들은 모두 경력 1년이 안된 초보였다.

가는 식당마다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캡처


족발집에서 백종원은 덮밥과 매운 족발을 시켜먹고 혹평을 쏟아냈다. 덮밥을 먹다가 고기에서 냄새가 나자 먹던 것을 뱉어낼 정도였고, 캡사이신으로 억지로 매운맛을 낸 족발에 쓴소리를 했다. 주방에서는 족발을 삶을 때 양파망을 그대로 넣은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양식집에서도 백종원은 혀를 찼다. 오래 된 고기에서는 냄새가 났고, 함박스테이크의 패티는 육즙이 말라 맛이 있을 리 없었다.

샐러드 가게에서 백종원은 맛과 가격 모두 혹평을 가했다. 평범한 샐러드는 기성 소스를 사다 써 전혀 식당에서 먹는 특별함이 없었고 파스타는 맛에 비해 턱없이 비쌌다. 주방에서는 오래된 간마늘이 백종원의 화를 돋웠다.

장어집은 더 가관이었다. 손질이 제대로 안된 장어에서는 가시가 씹혀 뱉어내야 했고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지만 페루산 장어는 다른집에서는 더 싸게 팔고 있는 것이었다. 방송을 의식해 고기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넣은 미역국을 내놓고도 늘 그러는 것처럼 거짓말까지 해 분노지수를 높였다. 주방에서 재료 보관 상태가 엉망인 것까지 확인한 백종원은 "이건 죄다"라며 격노한 모습이었다. 

백종원은 이 식당들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방송만 타면 대박난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지 않다. 방송 분량이 안나오더라도 폐업할 상태면 그렇게 하겠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 역시 화를 내기는 마찬가지였다. 관련 기사 댓글 등을 통해 "기본이 안된 음식점", "장사 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노력도 없이 방송 타서 잘되는 것 싫어요", "이 정도면 솔루션을 해줄 것이 아니라 구청에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신념 갖고 장사하시는 다른 분들에게 오히려 피해가 갑니다. 가게 선택 신중하게 해주세요" 등 분통을 쏟아냈다.

너무 극단적인 식당들을 소개함으로써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 오히려 상권 죽이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천하의 백종원이라지만 이런 식당들까지 솔루션을 찾아줘 '가보고 싶은 식당'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까. 장삿속만 있지 맛있고 정갈한 음식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기본적인 개념이 없는 식당 주인들이 방송을 계기로 새사람이 될 수 있을까.

시청자들에게 분노를 유발시킨 '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 편이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 될 지, 지역경제 심폐소생 프로젝트라는 본래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릴 것인지, 제작진과 식당 사장님들의 다음 행보를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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