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강화 교권 추락, 비새는 학교 방치, 중앙정부와 갈등 확산

   
▲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여도 야도 아닌 전교조의 압승.’ 모 일간지의 1면 제목이다. 6·4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교육감 투표 결과는 이렇게 나타났다. 17곳 중 13곳이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의 깃발 속으로 들어갔다. 전교조 출신만 8명이다. 교육현장의 대혼란은 보나마나다.

교육계는 평준화를 내세운 전교조 등 진보세력과 그 반대 세력 간 충돌로 조용한 날이 없을 것이다. 무상 시리즈는 더욱 기승을 부릴 공산도 크다. 학생인권이 교권을 추월하고, 정부와 교육청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질 것이다.

진보진영은 어떻게 압승했을까. 진보진영은 교육을 투쟁의 대상으로 본다. 그 결과 이들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자세로 단일화를 이룬다. 진보진영에서 나온 교육감 후보들이 복수인 경우는 없다. 표가 흩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보수진영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서울과 경기를 보라. 서울에서 승리한 조희연 교육감은 문용린 후보와 고승덕 후보 간 싸움에서 그야말로 어부지리를 거뒀다. 어부지리가 무엇인가. 황새와 조개가 싸우는 사이 어부가 몰래 와서 두 마리  모두를 잡아간다는 뜻이다. 어부로선 얼마나 쉬운 조개잡이인가. 조희연은 어부요. 문용린 후보와 고승덕 후보는 싸우는 황새와 조개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조희연 후보를 욕할 수도 없다. 경기도의 경우도 비슷하다. 경력과 지명도가 일천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나오는 바람에 보수표가 분산됐다. 이재정 후보의 당선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교육계를 전혀 경험하지 않은 후보의 당선. 경기도의 행복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문제는 이런 선거 전략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에도 보수분열로 예상치도 않은 인물이 당선됐다. 보수진영은 도대체 뭘 보고 배웠단 말인가. 보수후보들의 오만이 이런 결과를 거듭 초래한 것이다.

교육감 자리는 참으로 중요하다. 향후 4년간 학생들은 진보교육감이 그리는 교육정책에 따라 교육을 받게 된다. 진보교육감들의 교육방향은 공통적이다. 평준화와 무상시리즈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평준화는 잘 하는 아이를 중간으로 끌어내려 다 같게 만드는 정책이다. 학생 개개인은 모두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을 다 같게 만들자는 게 평준화의 기본 골격이다. 무상급식은 더 확대될 것이다. 무상급식보다 중요한 게 시설투자다. 아이들 밥은 부모가 책임지는 게 맞다. 그것에 쓸 예산을 에어컨이 잘 나오고, 화장실이 깨끗하고, 비가 새는 곳이 없는 학교를 만드는데 쓰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물 건너갔다.

서울은 곽노현 전 교육감의 시대로 되돌아 갈 것이다. 학생인권을 강조하는 학교에 방점을 더 둘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감, 교장, 교사는 범죄자로 취급된다. 사립학교 길들이기도 나타날 것이다.

   
▲ 진보단일화와 보수의 분열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당선된 조희연후보. 진보후보들이 전국의 교육감을 장악하면서 학교에서의 이념대결과 교권 추락, 평준화와 무상공약 등이 기승을 부릴 것이다.교육현장의 대혼란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학교 현장은 또 자사고, 국제고 폐지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이다. 평준화 교육은 착한 단어이지만 그것이 가져올 문제는 심각하다. 이른바 ‘이해찬 키즈’로 키워진 아이들이 어른들의 섣부른 시험으로 인해 손해를 본 것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렇다고 국가가 이런 아이들의 피해를 책임져 주지도 않는다. 수월성 교육은 교육의 본질이다. 다 똑같이 키울 수도 없고, 키워서도 안 된다. 학교 자율성도 심각하게 침해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다행인 것은 진보교육감의 시대에 대한 반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교조식 교육이 학부모들의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 진보교육감은 교육을 책임지는 만큼 심사숙고해 교육정책을 정해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교육학박사),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