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동조합이 지난 4일 KBS 1TV에서 방송된 지방선거 개표 방송과 관련해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끝내 버린 것은 심각한 ‘태업’ 행위”라고 비판했다.

KBS공영노조는 5일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은 행위는 공영방송 KBS인의 본분을 팽개친 최악의 부실과 무책임한 방송으로 중대한 ‘방송 사태’ 중의 하나로 기록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길환영 KBS사장이 지난 2일 파업중인 양대노조에 대해 국민의 희생을 볼모로 한 제작거부 정치투쟁을 접고 제작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특별담화를 발표했다./뉴시스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선거와 정치’의 일반적인 주의사항 규정은 ‘KBS는 4대 선거(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의회선거·지방자치단체장선거)에서 시청자가 필요로 하고 관심을 갖는 내용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방송함으로써 공영방송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로 되어 있다.

또 ‘개표방송’에 대해서는 ‘투표 종료에 즈음해서 방송되는 개표방송은 선거방송의 마무리이자 클라이맥스이다. 시청자는 선거결과를 신속하도고 정확하게 알기를 원한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KBS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신속·정확한 방송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KBS공영노조는 “KBS는 어느 방송사보다 광범위한 지역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방송사”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지방선거 개표방송에서 지역의 선거방송 상황이 송두리째 빠져버린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 가관인 것은 선거방송의 메인 진행자들이 ‘방송독립’이라는 마크를 가슴에 부착하고서 방송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공영노조는 “이는 현재 KBS 내 일부 특정 직능단체의 제작거부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소위 ‘KBS사태’를 드러내는 상징물”이라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KBS의 이번 TV 지방선거 개표방송은 심각한 수준의 ‘태업’이었고, 이는 공영방송인의 본분과 책무를 저버린 행위”임을 강조하며 “또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음으로서 KBS의 신뢰도를 중대하게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KBS공영노동조합은 이번 지방선거 방송과 관련된 모든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 태업자와 위반자를 엄단할 것을 경영진에게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것이야말로 우리 KBS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고, 우리 KBS를 바로 세우기 위해 대개조하는 과업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