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호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코앞에 두고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오늘(11일) 2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그로딕에서 세네갈과 일전을 치른다.

그런데 한국-세네갈전은 '비공개'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인정하는 A매치이긴 하지만 관중이 없는 곳에서 취재진, TV중계도 없이 두 팀만의 경기를 펼친다.

한국 대표팀에게는 이번 세네갈전이 매우 중요(세네갈도 마찬가지겠지만)하다. 러시아 입성 전 마지막 평가전인데다 18일 스웨덴과 예선리그 1차전에 대비한 모든 점검과 구상을 세네갈전을 통해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세네갈은 최근 대표팀이 맞붙었던 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온두라스(한국 2-0 승),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한국 1-3 패), 볼리비아(0-0 무승부)는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팀이었다. 하지만 세네갈은 본선 진출국으로 폴란드, 일본, 콜롬비아와 함께 H조에 편성돼 있다. FIFA 랭킹도 27위로 높은 편이다. 앞선 세 팀들과는 달리 세네갈 선수들은 고루 빼어난 기량을 갖췄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뛸 것이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첫 '비공개 A매치'로 치르는 세네갈전. 무엇을 얻을 것인가.

신태용호는 지금은 모든 초점을 스웨덴전에 맞추고 있다. 예선 1차전서 스웨덴에게 패한다면 가뜩이나 희박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절망적이 될 수 있다. 다음 상대가 멕시코와 독일이다. 최소 1승 1무 1패로 16강을 바라보는 한국 입장에서는 스웨덴에 지면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1승 1무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

때문에 신태용 감독이나 대표선수들 모두 스웨덴전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한결같이 하고 있다.

세네갈전을 비공개로 결정한 이유가 바로 스웨덴에 혼란을 주기 위한 일종의 작전이다. 이전 평가전 때는 신태용 감독이 주로 실험하고 점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선수기용 및 전술 운영을 했다. 마지막 리허설인 세네갈전에서는 러시아 본선을 치르는 것처럼 선수 기용을 베스트로 하고 공격과 수비 전술을 시도해볼 것이다.

이런 중요한 평가전을 비공개로 치름으로써 적(스웨덴)에게 우리 베스트 멤버들들의 개인 기량이나 공수 포메이션 등을 철저히 감추겠다는 것이다.

또한 스웨덴 맞춤형 선수 기용이나 비장의 무기를 세네갈을 상대로 실전에서도 통하는지 최종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승우 활용법 찾기 같은 것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승우를 이번 월드컵 대표팀에 깜짝 발탁하면서 우선적으로 내세운 이유가 "스웨덴전에서는 이승우와 같은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승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스웨덴 공략의 무기로 써먹을 것인지 세네갈전을 통해 해답을 찾아놓아야 한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스웨덴 공격을 봉쇄할 수비 전형, 세트피스 상황에서 약속된 플레이의 점검 등도 '비공개'이기에 마음껏 해볼 수 있다.

또 하나,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다. 대표팀과 신태용 감독은 최근 평가전을 통해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며 축구팬들의 많은 비난에 시달렸고 위축된 모습도 보였다. 

결국은 평가전일 뿐이기 때문에 세네갈전 승패는 별 의미가 없다. 아무래도 경기를 비공개로 치르면 선수들이 보다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세네갈과 당당히 맞서며 월드컵 본선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충전시켜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비공개이지만 보안유지가 제대로 될 수 있느냐를 걱정하고 있다. 한국과 세네갈은 각각 카메라 한 대씩으로 경기 영상을 찍기로 했다. 만약 스웨덴이 세네갈과 모종의 거래로 이 영상을 확보한다면 한국이 스웨덴전을 겨냥해 준비한 '비책'들이 노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신 감독은 이런 점까지 염두에 두고 최종 리허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팬들은 세네갈과의 경기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워하면서 대표팀이 최종 리허설을 무사히 잘 치렀다는 소식이라도 전해지기를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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