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KB증권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초대형 투자은행(IB) 3개사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게 되면 시장 경쟁구도 역시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의 독주체제가 이어지던 국내 초대형IB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초대형IB 사업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두 번째로 받아냈다. 

   
▲ 사진=KB증권


현재 NH는 3개월 안에 1조원, 연말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 판매 목표를 세우고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달 30일 단기금융업 진출과 관련해 “발행어음이 NH투자증권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자연스럽게 시선은 세 번째 주자로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 주인공으로 KB증권이 강력하게 손꼽힌다. KB증권은 작년에 한 차례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으나 자진 철회한바 있다. 현행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사가 영업정지를 받은 경우, 2년간 신규사업 인가를 받을 수 없다. 

KB증권은 통합 전 현대증권 시절인 2016년 59조원대 불법 자전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 2016년 5월 26일부터 6월 27일까지 한 달간 랩어카운트부문(자산종합관리계좌)에서 영업정지를 받은 사실이 있다.

아울러 윤경은 사장 등이 계열사인 현대엔엘알의 사모사채 610억원가량을 인수하고, 또 다른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 유상증자에 200억원을 출자해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규정을 위반해 기관경고 징계를 받은 사실도 있다. 이에 인가 가능성이 낮다고 봐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고 보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오는 27일 KB에 대한 징계는 만료된다. 신규사업 진출에 대한 제약이 사라지면 단기금융 인가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KB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위해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 인가 신청 당시 만들었던 태스크포스(TF)팀을 해체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본격 가동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가적인 실무 준비는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최근 5년간의 금감원 검사 지적사항을 전수 재검토할 정도로 꼼꼼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징계기간이 만료되는 즉시 인가 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KB증권이 3호 발행어음 사업자로 선정되면 길었던 한투 독주체제가 어느덧 3파전 구도로 수정되면서 업계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 한다는 초대형IB 본래의 취지가 이제야 달성되기 시작하는 셈”이라면서 “당국에서도 그 효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고 낙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