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여당의 압승을 끝으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당분간 후유증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광역단체장 선거지역인 서울·경기도·인천에선 선거 전날까지 흡사 흑색 선거전을 방불케 하는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했던 관계로 당선인, 낙선 후보 간 고소·고발전과 선거법 위반 여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시 명캠프에서 자신의 당선이 확실 시 됐다는 소식에 소감을 전하고 있는 모습/사진=명캠프 제공


욕설 출발 불륜 스캔들 종지부 '네거티브' 얼룩 경기도

올해 지선에서 네거티브 공방 지역으로 가장 주목받았던 곳은 경기도다. 주로 특정 후보를 향한 비판과 의혹이 거셌다.

야당 후보인 남경필 자유한국당,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지난달 31일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와 관련된 폭로전을 이어갔다.

정책보다는 사생활과 관련된 의혹이 대부분이었다.

주요 소재는 이재명 당선자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형과의 다툼 문제로 자신의 형수에게 욕설을 했던 이른바 '형수 욕설 파일' 논란과 배우 김부선 씨와 이 후보가 과거 9개월간 밀회를 즐겼다는 '여배우 스캔들' 등이다.

이러한 스캔들은 선거기간 동안 수시로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를 장식해 여론의 관심이 온통 네거티브 공방에 쏠려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남경필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채무 제로 선언 진위', '가짜 연정', '제주도 과수원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놓고 다투기도 했지만, 여론의 관심은 '여배우 스캔들' 등에 집중됐다.

   
▲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선 '막판 뒤집기' 허위사실 공표 논란·인천선 '이부망천' 막말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와 관련돼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한때 상대 진영인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향해 '배우자 재산 은닉', ''대출 특혜' 의혹을 제기한 뒤 고발까지 했다가 사실관계 확인에 오인이 있어 긴장감이 맴돌았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0일과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원순 후보의 배우자 재산이 자동차 1대와 예금 40만원이 전부로 재산세 과세 대상 물건이 없다”며 “반면 배우자는 2013년부터 매년 40여만 원씩 5년간 모두 190여만 원의 재산세 납부 내역이 있다”고 재산 은닉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박 후보가 은행 빚이 있음에도 서울시 금고인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2억7천2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며 대출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박 당선자 측은 후보자 서류 등록 때 실무자 실수로 자동차세 납부액을 재산세납부액으로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강 씨 명의로 된 자동차세가 최근 5년간 194만8000원이라는 자료를 공개했다.

여기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한 13일 직접 입을 열고 "(박원순 후보가) 후보자 정보공개자료에서 밝힌 최근 5년간 배우자 납세액 194만8000원은 소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에 포함되지 않는 자동차세 납부액을 잘못 기재한 것"이라는 공고문을 각 투표소에 붙이는 정정공고를 내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정태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으로 여당 인천 후보들이 정 의원의 사태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7일 방송에 출연해 "서울 사람들이 이혼해서 생활이 어려워지면 부천으로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로 간다"는 발언(이부망천)을 해 논란에 올랐다.

이 같은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과 촛불 정국에 따라 야당의 여론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 막말이 악재로 작용할지에 대해 여야가 노심초사했던 상황이다.

   
▲ 지난 29일 열린 KBS1TV '경기지사 초청 토론회'에서 이재명, 남경필, 김영환, 이홍우 후보가 토론을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KBS1TV 화면 캡쳐


"끝나면 책임 물겠다" 네거티브 끝은 법정 다툼?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의 '여배우 스캔들'의 경우 선거 직전 당사자로 지목된 배우 김부선 씨와 그의 딸 이미소 씨가 사실을 주장하고 나서 상황이 새 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반면 이 당선자는 스캔들 의혹이 최초 불거졌던 2016년께부터 관련 사실을 부인해왔는데 선거가 끝난 이후 법적 책임을 물겠다고 밝혀 법정에서 진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지난 7일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미 과거에도 두 차례 해명에 나선 적 있지만, (스캔들)분명히 말하면 사실이 아니고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근거도 없이 주장하고 있다"며 "(김영환, 김부선에) 책임을 물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 전문가들 또한 이 당선자가 선거가 끝난 직후 법적 다툼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지난 8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는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히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재명 씨(후보 시절)의 경우 각종 의혹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다 보면 세월을 다 보내고, 결국 상대방이 원하는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가 앞서 무시 전략을 썼던 것은 선거 전략상 가장 많이 쓰는 수비 방법 중 하나고, 향후 대선을 위해서라도 행동을 취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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