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의원, 악수청한 김우룡에게 폭언 투하

문방위 제4차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3번의 맹렬한 설전이 있었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과 전병헌 민주당 의원간 설전, 김우룡 이사장과 최문순 의원간 설전, 전병헌 의원과 고흥길 위원장간 설전 등이었다.

제4차 문광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8개 법안 표결처리, 23개 신규법안 상정, 기관 업무현황 보고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기관 업무보고는 방송통신심의윈회, 방문진, EBS,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업무보고다.

◆나경원 의원 VS 전병헌 의원

고흥길 위원장이 23개의 법안에 대해 3월 2일에 대체토론을 하겠다고 말하자. 나경원 간사가 이의를 제기했다. 3월 2일 대체토론 안건은 오전 중 각 기관들의 업무보고를 듣기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전병헌 간사가 제기한 것이다. 나경원 간사는 23개 법안상정 후 대체토론을 함께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나경원 의원은 “전 의원이 대체토론을 3월 2일로 연기한 것은 간사단에서 합의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면서 “상정과 대체토론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함께 하는 것이 국회에서 관행이다”고 전했다.

이에 전병헌 의원은 “대체토론을 오늘 하는 것으로 어제 알았다면, 법안 상정에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오전중에 기관장들의 업무보고를 듣기 위해서 서로가 잠정 합의한 사항이다”고 응수했다.

이어 전 의원은 “나 간사가 제기한 법안의 속도를 위해 법안 상정에 어제 동의한 것인데, 지금 현 정국의 최대현안인 방문진의 업무보고가 있는 이 시점에 충분히 (해당 기관장을) 추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절충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체토론은 결국 3월 2일로 연기됐고, 오전에는 각 기관장들의 업무보고까지 진행됐다. 이후 나경원 의원은 법안심사결과 보고에 있어서 아주 빠른 속도로 다소 ‘화난 듯한’ 어조로 보고서를 읽어 내려갔다.


최문순 의원(좌측)이 김우룡 이사장(우측)에게 1분후 갑자기 폭탄같은 고성을 질렀다.
▲최문순 의원(좌측)이 김우룡 이사장(우측)에게 1분후 갑자기 폭탄같은 고성을 질렀다.



◆최문순 의원 VS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23개 법안상정이 끝나고, 10분간 정회됐다. 휴식시간에 각 기관장들이 배석했다. 이진강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먼저 들어와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고, 온화한 분위기였다. 좀 이어 김우룡 이사장이 들어와 악수를 하는 도중에, 최문순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악수는 무슨 악수여! 왜 후배들을 쫓아냅니까!” 최문순 의원이 앉은 상태에서 버럭 고성을 냈다. 마치 폭탄을 던지는 느낌이었다. 김우룡 이사장이 뭐라 뭐라 혼잣말을 했고, 취재진들은 카메라를 터뜨렸고, 촬영카메라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발길을 돌렸던 김우룡 이사장이 다시 돌아와 “필요하면 교체하고 그러는 것이지”라고 부드럽게 말했지만, 최 문순 의원은 “뭐가 필요해요. 뭐가 필요해. 후배들을 다 잘라놓고”라고 강경하게 대처했다. 엉겹결에 총탄을 맞은 패잔병처럼 김우룡 이사장은 걸어서 본인 자리로 실려 나갔다.

김우룡 이사장은 다른 기관장들의 업무보고가 진행되는 30분 내도록 마음을 잡지 못한 듯, 빨간 사인펜을 만졌다가, 서류를 이리저리 넘겼다가, 자리를 들썩였다가, 팔짱을 꼈다가, 눈을 감았다가 불안해 보였다. 최문순 의원은 안경을 끼고, 앞쪽 컴퓨터 화면만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말의 전쟁이었고, 김우룡 이사장은 최문순 의원이 갑자기 쏸 총탄에 방탄복 없이 심장에 맞고 말았다.

◆전병헌 의원 VS 고흥길 위원장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업무보고를 마치고, 방문진 사무처장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사무처장의 약력을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 “여기가 어디라고 사무처장 약력을 말하고 있는거야”라고 하면서, “사무처장이 왜 업무현황을 말하느냐. 김우룡 이사장이 직접 하라”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이 “김우룡 이사장이 직접 업무현황을 보고하길 바랍니다”라고 하자, 고흥길 위원장이 “김 이사장이 사무처장이 하는 것으로 했으니까, 사무처장이 하도록 해요”라고 응수했다. 전 의원은 “위원장, 무슨 소리 하세요. 김우룡 이사장이 동의를 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그 동의를 받아들일 수 없어요. 김 이사장이 직접 하세요. 방문진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격이 달라요”라면서 고성을 높였다.


고흥길 위원장은 “그럼 이것도 표결로 할까요”라고 묻고, 그렇게 하기로 하면서 5대 5가 나와서, 위원장은 사무처장이 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전병헌 의원은 “치사하게 처리한다”고 쓴 맛을 다셨다. 먼 곳에서 김우룡 이사장이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사무처장의 업무현황 보고가 있었고, 점심시간이 넘기도록 회의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