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 5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승인
중국, 양국 고위급 회담 무효화 '위협'…한국 수출 1억9000만달러 감소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달러(약 54조1250억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상무부·재무부·무역대표부(USTR)을 비롯한 부처들의 고위 관료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승인했다.

앞서 미 정부는 1300개 품목을 잠정 부과 대상으로 설정한 뒤 공청회 등을 열고 이들 품목에 부과한 관세가 소비자·기업에 과도한 피해를 줄 수 있는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정부·업계관계자를 인용, 당초 대비 500개 감소한 800개 품목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전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승인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관세 부과 대상에 '중국 제조 2025' 등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려는 하이테크 분야의 제품이 많이 포함됐으며, 관세는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겅솽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앞서 양국이 진행한 고위급 협상이 무효처리 될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 될 경우 한국의 총 수출은 1억9000만달러(약 2081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4월 미중 무역전쟁에서 발생 가능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미국이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 한국은 최대 40조원 가량의 수출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사진=현대상선


또한 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를 확산, 관세가 10%포인트 오를 경우 글로별 교역량이 6% 감소해 한국은 총 수출의 6.4%에 달하는 367억달러(약 40조2049억원)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수출에서 중국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8%, 12.0%에 달해 양국이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직격탄을 맞는다"며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다자무역에 적극 참여하는 등 대응방안을 시급히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국은 지난달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사절단이 참석한 가운데 △서비스 무역 △지식재산권 보호 △관세 및 비관세 조치 해결 등 일부 영역에서 합의를 이룬 바 있다.

그러나 무역불균형 해소 및 첨단기술을 비롯한 핵심적인 사안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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