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스페인은 '무적함대'답게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포르투갈을 이길 수가 없었다. 포르투갈에는 '신계'에서 노는 호날두가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1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스트 올림피스키 스타디온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스페인에서는 코스타가 2골, 나초가 1골을 넣었다. 포르투갈에서는 호날두가 혼자 3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으로 포르투갈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스페인의 스타팅 멤버 면면은 우승후보다웠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는데 최전방에 코스타, 공격 2선에 이니에스타, 이스코, 실바가 포진했다. 코케, 부스케츠가 중원을 책임졌고 알바, 라모스, 피케, 나초가 포백을 구성했다. 데 헤아가 골문을 지켰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급 백업으로 활약하는 나초를 제외하면 나머지 전원이 명문 클럽의 주전들인 세계적 선수들이다.

다만 스페인은 훌렌 로페테기 대표팀 감독이 스페인축구협회와 상의 없이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에 부임하면서 사흘 전 갑작스럽게 경질당했다. 페르난도 이에로 단장이 급하게 감독을 맡아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점은 있었다. 

포르투갈도 약한 팀은 아니며, B조에서 16강 진출이 가능한 팀으로 꼽히지만 아무래도 스페인에는 밀릴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 사진=FIFA 공식 페이스북


그러나 호날두 혼자 무적함대에 맞서는 듯한 경기 양상이 펼쳐졌다. 호날두는 전반 3분 만에 스스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차 넣어 선제골을 넣었다. 박스 안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수비가 진로를 막자 넘어지며 파울을 얻어내는 동작이 절묘했다.

스페인이 코스타의 골로 1-1 동점을 만든 후인 전반 43분, 호날두가 다시 포르투갈에 리드를 안기는 골을 터뜨렸다. 왼발로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워낙 강력해 데 헤아가 잡다가 뒤로 빠트리면서 골이 됐다.

후반 들어 스페인이 맹공을 퍼부으며 두 골을 넣어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스페인의 승리가 굳어지는가 했던 후반 43분, 다시 호날두가 '영웅'이 되려 나섰다. 페널티박스 앞 약간 우측에서 자신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 찬스가 왔다. 호날두는 수비 벽을 살짝 넘겨 골문 우축 모서리에 꽂히는 환상적인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포르투갈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호날두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 제1호 해트트릭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월드컵 역사상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도 세웠다. 호날두는 33세 131일 나이에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롭 렌센브링크(네덜란드)가 이란전서 세운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30세 335일)을 경신했다.

호날두가 왜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지 이번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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