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원료 내세워 믿을 수 있는 식품 강조...'뉴오리진' 의 진정성 어필
   
▲ 여의도 IFC몰 지하에 매장을 오픈한 유한양행의 '뉴오리진'. 간판에 apothecary(약제상)이라고 쓰여 있다.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뉴오리진의 비타민 제품에는 브라질 아마존의 카무카무를 그대로 갈아 넣은 비타민C가 함유돼 있습니다."

유한양행이 최근에 여의도 IFC몰에 오픈한 '뉴오리진' 매장을 찾았을 때 직원이 한 말이다. 

유한양행이 새로운 건강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한 광고 뿐 아니라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도 열고 여의도에 뉴오리진 매장도 열었다. 여의도 IFC몰에 오픈한 뉴오리진 매장은 뉴오리진 제품 판매 및 그 제품의 원료를 가지고 만든 음료와 음식도 판매한다. 단기간에 뉴오리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각도의 시도이다. 

유한양행은 메이저 제약사 임에도 화장품과 세제 등 이종 산업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 뉴오리진 역시 유한양행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내놓은 건강식품 브랜드이다. 기존 건기식 브랜드들과 달리 뉴오리진은 '푸드의 오리진을 다시 쓴다'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한마디로 '본질주의'에 가깝다. 기존 우리가 먹어왔던 음식과 건기식을 반성하며 믿을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내놨다는 것이다. 

콘셉트는 매일유업이 전북 고창에서 운영하는 '상하농원'과 유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상하농원은 지역성과 자급자족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뉴오리진은 좋은 원료가 있다면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그래서 335명의 전문가가 16개 국가를 방문해 '7만7760시간, 65만9733km를 걷고, 뛰고 헤맸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의도 매장에서도 이를 강조하기 위해 '659,733·77,760·335'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홍삼도 개성인삼과 가까운 김포·파주 인삼을 사용했다고 하며 밀크씨슬도 '히말라야의 혹독한 환경을 이겨낸 야생 밀크씨슬'을 사용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 세계 좋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먹었다고 해서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오가닉' 제품에 속아왔던가. 거기다 누구나 좋은 제품을 먹고 싶어 하지만 지구의 환경은 계속 오염되고 있으며 유한하다. 그걸 소비할 경제력을 갖춘 사람도 한정돼 있다. 빈부 격차에 따른 건강의 차별도 제기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 여의도 IFC몰의 뉴오리진 매장.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며 한약방 콘셉트이다./사진=미디어펜

'뉴오리진' 내놓고 공격적 마케팅...천연원료, 좋은 원료로 만든 식품  내세워

여의도 IFC몰 지하에 오픈한 뉴오리진 매장은 20여 개 좌석에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샌드위치와 샐러드, 스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커피와 차, 무알콜 칵테일 등의 음료도 판매했다. 매장 한 편에는 뉴오리진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있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한약방이다. 어디서 컨설팅을 받았는지 한약재도 전시돼 있고 처방전처럼 알약을 갈아서 먹을 수도 있다. 

음료 메뉴 옆에 테라피라고 쓰여 있으면 알약을 한 개씩 받아 갈아서 음료에 섞어 먹을 수 있다. 일례로 야외 활동이 적은 이라면 비타민D가 풍부한 버섯가루를 뭉쳐낸 정제를 선택하면 된다. 

커피는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기호식품이어서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매장 관계자는 말했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대부분이 뉴오리진과 건강에 대한 관심보다는 식사 후 음료를 마시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이 많았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먹거리에 매우 민감하다. 옷에 아무리 발암물질이 있어도 나라가 발칵 뒤집어진 적은 없다. 하지만 1년에 꼭 한번은 먹거리와 관련한 사고는 터지고 나라는 시끄러워졌다. 광우병 소고기 논란도 그러하고 살충제 계란 사태도 그러하다. 

뉴오리진의 콘셉트도 먹을 것이 많아진 시대에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먹거리가 없어졌다는 역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들은 제대로 된 제품과 음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가닉 브랜드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콘셉트이다.

   
▲ 여의도 IFC몰 뉴오리진 매장에 한약재들이 있다./사진=미디어펜

유한양행 오가닉 이미지 실천 필요해...'뉴오리진' 콘셉트 걸맞는 진정성 있는 접근하기를   

하지만 왜 유한양행이 급작스레 오가닉 브랜드를 가지고 나왔는가. 유한양행 역사 약 100년 동안 오가닉을 위해 힘쓴 시간은 얼마나 될까. 지구상 좋은 원료를 찾아가는 노력과 함께 지구 환경을 살리기 위한 실천은 얼마나 펼쳤나. 이런 점들을 생각해보면 유한양행 뉴오리진의 콘셉트를 보다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다. 

오가닉 브랜드는 엄청난 자본을 투입한 광고로 단기간에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오가닉을 실천하며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를 깨끗하게 가져가야 겨우 생겨날 수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오가닉 브랜드가 있을까 묻는다면 글쎄다. 그만큼 오가닉은 어렵고 장기간 플랜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