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초만 해도 ‘코스피 3000’ 등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던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 전망을 줄줄이 하향조정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위기 등 대외 악재가 잇따라 발생해 쉽사리 지수 상승 예상을 내놓기 힘들어졌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3000 시대’를 전망했던 증권사들이 최근 들어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밴드)를 2400에서 3200으로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하반기 증시 전망 밴드 상단을 2930으로 내렸다. ‘3000은 힘들다’는 간접적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증권 역시 2400∼3100이던 예상 범위 상단을 3000 이하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의 경우 애초에 전망 최고치를 2919로 제시했지만 그나마 최근엔 목표치를 2887로 내조정했다. 대신증권은 일찌감치 지난 4월 2500∼3000이던 기존 전망치를 2350∼2750으로 하향조정했다.

그외 NH투자증권(2850→2750), 메리츠종금증권(2900→2800), 하나금융투자(2900→2850, 하이투자증권(2830→2750) 등 주요 증권사 거의 전부가 코스피 밴드 상단을 내려잡는 추세다. 그나마 신한금융투자 정도가 올해 밴드 상단을 2800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정 추세는 대외변수와 관련이 깊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돈줄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미중 무역 갈등은 자칫 한국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로 전락시킬 가능성마저 내비치고 있다. 이탈리아 위기 역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한 가지 희망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른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역시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호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코스피 3000이라는 상징적 지표는 달성하기 힘들지 몰라도 증시 전망 자체를 비관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정리했다.

관건은 2분기 국내 주요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다. 이때 국내 경기의 펀더멘탈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지수가 바닥을 다진 뒤 상승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승민 삼성증권 팀장은 “3분기 말∼4분기 초에 코스피가 전고점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본다”고 전제하면서 “북한 관련 이슈도 북미정상회담 이후 합의 수준을 높여간다면 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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