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거듭되며 사태 장기화…주가 하락하며 전망 '부정적'
세계 경제가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 경제만큼은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경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금융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주택대출금리 인상, 채용비리 등으로 얼룩져 요동치고 있다. 본지는 최근 금융권의 주요 이슈에 대해 알아보고 각각의 사태가 한국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요동치는 금융권①] 삼성바이오 사태, 한국경제 ‘태풍’ 되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는 20일 정례회의를 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심의한다. 이번 정례회의에서는 쟁점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증거를 확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과에 따라 한국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제2차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안건이 다뤄진다. 단, 최종 결론이 내일 내려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삼성바이오 사태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국면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7일 금융위원회에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상황이 변화한 것은 지난 12일 증선위가 이례적으로 임시회의를 개최하면서부터다. 증선위 측은 2015년 이전의 회계자료까지 요청하는 등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적극성을 보였다. 검토해야 할 자료가 늘어난 만큼 분식회계 최종판단이 내려지는 시점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래 시장은 내달 4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8월 이후까지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내일로 예정된 2차 회의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었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특히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과거 감사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은 것에 얼마나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놓고 양측이 첨예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2차 회의는 양측의 주장을 청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던 1차 회의와 달리 쟁점을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진다.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의 입장 대립 또한 극명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2013년 감사보고서에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 사실을 누락했다.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전환하면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의지’를 공시 누락의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 조건은 합작사(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2011년부터 주주 간 계약서에 담겨 있는 내용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팔고 있다. 19일 하루만 놓고 보더라도 약 5% 정도의 주가 하락이 진행 중이다. 이미 40만원선이 무너졌다. 상반기 실적이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렇게까지 하락하는 것은 금감원과의 공방이 삼성바이오 측에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음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를 삼성 그 자체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 “일개 분식회계 사안이 아니라 삼성그룹에 대한 ‘길들이기’ 의도가 담긴 것이라면 한국경제에는 ‘태풍’ 수준의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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