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CA·여연·여협 등 6개 여성단체…민간협의기구로 문화·사회·교육교류 활성화 주력
[미디어펜=문상진 기자]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남북여성교류의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한 범여성계 네트워크가 구성됐다.

한국YWCA연합회를 비롯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위원회 여성위원회, 전국여성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18일 오후 2시30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 발족식을 가졌다.

전국조직의 대표적인 여성단체인 이들 6개 단체는 그동안 여성평화걷기, 여성평화심포지엄을 포함한 학술교류, 문화축제, 인도적 지원 등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이념과 지역, 영역을 넘나들어 이들 단체를 아우르는 범여성계 조직으로 출발하는 '여성평화네트워크'는 남북여성간 교류를 위한 민간차원의 상시 협의기구를 마련해 다양한 민간교류 협력, 특히 남북여성의 상호이해와 소통을 위한 문화․사회․교육 측면의 교류 활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남북여성교류의 물꼬를 틀고, 새로운 상상력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주축이 될 것을 선언한 '여성평화네트워크'는 지금까지 평화협력 구축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민간교류협력에서는 여성이 주체로 앞장설 것을 강조했다.

한편  '여성평화네트워크'는 이날 발족식에 이어 오후 3시부터 같은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번영의 시대는 남북여성들의 힘으로'라는 제목의 여성평화심포지엄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통일연구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판문점선언 이후 추진되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여러가지 후속조치에서 여성참여와 여성의제를 공론화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다음은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 발족 선언문 전문이다.

   
▲ 2018년 5월 2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열린 판문점선언 지지와 북미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2018 국제여성평화걷기’에 참석한 13개국 여성평화운동가와 여성단체 회원들이 ‘평화’를 외치고 있다. /사진=한국YWCA 제공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 발족선언문

한반도 평화번영의 시대는 남북 여성들의 힘으로!

4.27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가능성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한 반목과 분쟁의 시간을 지나 교류와 협력, 상생과 평화의 시대가 눈앞에 도래했다. 평화와 안보의 주체이자 핵심 당사자인 남북의 여성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오랫동안 앞장서 왔으며, 다가올 평화의 시대를 만들어가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동안 남북의 여성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되었을 때에도 교류를 멈추지 않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학술교류, 문화축제, 인도적 지원 등 다방면의 교류를 이어왔다. 남북의 정권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었을 때에도 우리 여성들은 비무장지대를 함께 걸으며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했다. 이러한 여성들의 평화를 위한 멈추지 않는 움직임은 남북의 정권과 상관없이 서로에 대한 신뢰의 근본이 되었으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여성들은 한반도 분단 극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여성들은 폭력적 방법이 아닌 평화를 전제로 한 평화통일운동을 전개하면서, 가부장제와 군사주의 극복, 여성에 대한 폭력배제 등을 주장해왔다. 대화와 협력, 상생의 가치를 전제로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분단체제가 종식되어야 한다.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의 여성의 적극 참여는 무력에 의존하는 군사주의적인 문제해결을 지양하고, 대화와 협력, 평화와 상생 그리고 공존의 가치를 중시하는 여성주의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여성 없이는 평화도 없다(No Women No Peace)." UN 안보리 결의안 1325를 채택한 이유이다. 전시 성폭력은 가장 끔찍한 전쟁범죄임에도 불구하고, 평화협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아왔다. 분쟁예방·관리·해결과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 참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여성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위협은 사라져야하며 궁극적으로는 무기 없는 세상, 핵없는 세상, 전쟁 없는 세상에서 모든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희망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정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다가올 평화의 시대에 우리 여성들은 새로운 남북관계의 주체이자 당사자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남과 북의 여성들은 삶의 뿌리를 공유하고 서로를 보듬어 갈 것이다. 남과 북의 여성들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할 것이며 연대할 것이다. 이러한 여성들의 연대는 마침내 반목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의 시대를 열어젖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오늘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는 남북관계와 남북여성교류의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해 이 자리에서 발족한다.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활동해 온 여성단체들의 조직이다. 남북여성교류와 협력을 모든 면에서 새롭게 상상해야 하는 이 시대가 요청하는 새로운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틀이 될 것이다.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는 남북여성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문화·사회·교육 측면의 교류의 활성화에도 앞장설 것이다. 긴밀하게 남북여성의 삶을 연결하면서 동시에 문화와 사회·교육을 통해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지점을 엮어나갈 것이다.

군사, 경제, 민간 교류 분야의 남북 협력을 안정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기초이다. 남북여성간 교류를 위한 민간차원의 상시협의 기구를 마련하고 다양한 민간교류협력을 보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성은 반드시 교류와 협력의 주체로 앞장서야 한다. 남북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의 삶에 구체적인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는 새로운 남북여성교류의 물꼬를 틀고, 새로운 상상력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에 주축이 될 것임을 선언한다.

2018년 6월 18일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여성위원회, 전국여성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YWCA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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