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담배업체들과 달리 신중한 모습
   
▲ KT&G의 '릴'과 '핏'./사진=KT&G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정부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조사에 대해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적인 담배의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 결과에 대해 국내 담배업계 1위 KT&G가 밝힌 공식입장이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체들의 입장과 사뭇 달랐다.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타르 함량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기자간담회까지 가지며 "사업적 이익이나 정부의 발표에 불만을 표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연구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를 판매하는 BAT코리아도 식약처 발표에 유감을 표하며 한국필립모리스와 비슷한 입장을 나타냈다.

왜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체들과 달리 자사 제품 판매에 불리한 정부 발표에 대해 아무런 반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이다. 일반담배를 주력하는 KT&G로서는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일반담배를 더 많이 판매하고 싶다는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원가도 높아 이익 측면에서 일반담배 보다 떨어진다. 

따라서 KT&G는 국민의 건강과 정확한 연구 결과 제공보다 당장의 이익을 우선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후발주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연구개발을 해도 아이코스를 생산·판매하는 필립모리스보다 앞서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KT&G는 지금까지 타사들이 자체 연구결과를 내놓을 때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KT&G는 지난해 11월 '릴' 출시 간담회에서도 "상당 부분 일반 담배 대비 저감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을 뿐 정확한 근거와 수치를 내놓지 않았다. 연구개발비도 공개하지 않았다.

KT&G는 유일한 국내 담배업체로 국내 담배시장을 민영화 이후에도 주도해왔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일었으나 공인기관에서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냈다. 내부의 자체 연구결과보다는 객관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수 많은 나라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했지만 대부분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글로벌 다국적 담배업체와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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