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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싱가포르' 노하우로 '죽은 대한민국' 살리기
우린 평등주의-포퓰리즘, 싱가포르는 반포퓰리즘 국가
'박정희 반대로'를 개혁으로 알아온 거대한 착각 바꿀 때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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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6-20 1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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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언론인
6.13지방선거에서 좌파 교육감이 17곳 중 14곳을 싹쓸이하자 한 신문은 "전교조 정책, 바로 교실로"란 제목을 뽑았다. 이제 수월성(秀越性) 교육은 물 건너갔고  평등교육이 완전 대세란 뜻이다. 하지만 우리와 전혀 다르게 돌아가는 나라가 있는데, 그곳에선 수월성 교육이 원칙이다.

일테면 초등학교 단계에서 벌써 졸업시험을 본다. 그 나라 공용어인 영어와 수학 등을 중심으로 시험을 본 뒤 매해 20% 학생을 탈락시켜 2년 유급시킨다. 이들은 직업훈련원 교육을 받도록 당국이 유도한다. 직업윤리와 헌신을 높게 치는 풍토라서 대부분 이 제도에 만족하며 살지만, 혹시 불만인 부모가 있다면 자녀를 미국-영국 등에 조기유학 보내면 된다.

이런 분위기이니 중학교 역시 평준화 따윈 쳐다보지도 않는다. 엄연히 학교 등급이 있고, 우열반 편성은 기본이다. 그렇게 학생을 맹훈련시키니 미 아이비리그 진학쯤이야 껌이다. 이 나라 명문고에선 미 명문대 합격생을 매년 100명 배출한다. 영국 케임브리지-옥스포드대에도 그만큼 진학한다.

그 나라 인구가 우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대단한 일이다. 오죽하면 입학시즌엔 미-영 명문대 입학관계자들이 이 나라에 몰려 우수학생 유치전에 난리일까? 단 그 나라의 대학진학률은 대한민국과 달리 15% 내외에 불과하며, 이들이 그 나라의 엘리트로 성장한다. 그 꿈의 나라,제대로 된 나라가 지구촌 어디겠는가? 싱가포르다.

우리보다 20년 쯤 늦은 1965년에 건국됐고, 인구 500만의 도시국가이지만 지난해 기준 GDP가 6만 달러로 미국-일본보다 높다. 그리고 우리의 딱 두 배다. 국가경쟁력이 세계 1~2위를 다투고, 국가청렴도 세계 5위, 외환시장 거래규모는 세계 4위인 글로벌 금융허브다.

   
앞의 얘기는 임계순(74) 한양대 명예교수가 쓴 근사한 신간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김영사)에 나오는 깨알 정보다. 이 나라를 만든 게 국부(國父) 리콴유인데, 지금 다 죽어가는 나라 대한민국이 배울 것이 천지다. 싱가포르는 이렇게 뻗어 나가는데 이승만-박정희의 대한민국은 건국 70년도 안 돼 이 지경이라는 확인 때문에 너무도 억울해 이 서평을 쓴다.

앞에 소개한 하향평준화를 거부한 수월성 교육은 우연이 아니라 싱가포르 국가경영 철학에서 나온다. 다음은 리콴유의 아들인 현 총리 리셴룽의 경고다. "민중주의 획일적 평등주의의 환상에 사로잡혀 엘리트교육을 포기한다면, 국가의 열등화를 초래해 망국의 길로 접어들 것"(556쪽)이다.

경이롭다. 포퓰리즘의 유혹에 끌리기 마련인 게 정치인인데, 리센룽의 그런 경고는 미국 레이건이나 영국 대처의 웅변에 못지않다. 실은 교육-사회-복지 모두 그런 원리로 돌아간다. 일테면 싱가포르엔 실업금여와 최저임금제 자체가 없다. 근로 동력을 약하게 하고 경제 경제력을 떨어뜨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가 복지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단 국가가 국민 80% 이상에게 경제적인 공영주택을 주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건 아주 철두철미하다. 그 외의 다른 영역에서 국가는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게 전부다. 공적지원의 90%가 독거노인-장애자에게만 집중된다. 국가는 국민 개개인을 위한 돌보미가 결코 아니다.

때문에 싱가포르 국가경영은 문재인 정부의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국정 슬로건과 완전히 극과 극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거의 공산국가가 다 된 꼴이고 포퓰리즘의 끝을 달리는 중이라면, 싱가포르야말로 펄펄 살아 움직이는 자유주의 국가다. 불평등을 경제발전의 큰 원리로 보는 좌승희 경제학을 그 나라에선 아예 국가시책으로 격상시킨 셈이다.

좌승희 박사의 지적대로 평등주의-하향평준화 노선이 박정희가 사망한 뒤 1980년대 이후 대한민국의 대세가 됐다. 그게 교육은 물론 사회 전부문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그걸 망국의 길로 경계했던 싱가포르가 오늘날 우뚝 선데 비해 우리가 세계의 천덕꾸러기로 추락했다.

다음은 저자 말이다. "리콴유 연설을 보면 그는 모든 사람은 동등하다고 보지 않으며, 우생학을 믿는 듯하다. 그래서 '동등한 결과를 줘도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어느 사회든 5%만이 뛰어나다. 그들을 사회발전의 촉매로 활용하자'고 주장한다."(306쪽) 실은 그게 집권당의 운영원리다. 수월성 추구 교육, 보편복지 거부도 그래서 나온다.

싱가포르 지도자들의 패기가 놀라울 지경인데, 놀라긴 이르다. 그 나라의 공식이념은 '싱가포르식 사민주의'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도입한 토지공개념을 포함해 사회주의 요소가 강하다. 단 국가와 공공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이란 뜻이지, 교조적 공산주의와는 전혀 다르다.

외려 시장경제 요소를 적극 활용한다. (참고로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었던 박정희와 리콴유는 썩 비슷한 DNA를 가졌는데, 바탕에는 유교의 대동사상이 깔려있으면서도 매우 탄력적이다.) 과연 싱가포르는 엄청 실사구시적이다. 그걸 보여주는 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박장인 마리나베이의 초대형(20만 평방미터) 카지노를 만든 점이다.

   
▲ 미국의 경제지인 포브스는 2015년 3월 2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닮은꼴 지도자로 소개했다. 사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 10월19일 청와대를 방문한 리콴유 전 총리를 접견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리콴유 자신이 예전엔 도박 산업은 안 된다고 선언했으나 국가경제를 위해서는 융통성을 발휘해 7년 전 개장했다. 투자금을 다 뽑으려면 15년은 걸린다고 봤는데, 단 4년만에 목표 달성에 가뿐히 성공했다. 이걸로 관광산업을 키우고, 정부의 세입이 짭짤해졌다면 목표는 달성한 게 아닐까?

마리나베이호텔은 얼마 전 미북정상회담 회담 전날 밤 북한 김정은이 둘러봤다는 그곳인데, 어쨌거나 도박산업의 잭팟을 터트린 싱가포르는 도덕주의(대부분은 좌파의 전유물이다)로부터도 자유롭다. 물론 내국인이 도박산업에 물드는 걸 막는 노력을 했다. 100달러 입장료를 받고, 가족단위 입장만 허용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제주도를 놀리는 게 아쉽다.

제주도는 싱가포르의 두 배 반 규모이고, 섬이라서 도박산업의 나쁜 영향을  막기에도 딱이다. 왜 우린 그곳을 과감하게 활용 못하는가? 그 나라의 경쟁력을 키우는 무기인 영어 공용화 역시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싸구려 민족주의 심리 때문에 그걸 하면 큰일로 아는데 비해 저들은 유연하다.

결정적으로 싱가포르와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대목이 있는데, 그게 민주주의관이라는 게 내 판단이고, 오늘 이 글의 하일라이트다. 과연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도그마다. 그걸 신으로 모시기로 작정했고, 그 결과 광우병 파동을 전후해 국민 스스로가 폭민(暴民)으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걸핏하면 촛불을 드는 걸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으로 안다.

60~70년대엔 박정희의 구호인 '한국적 민주주의'를 그토록 냉소하며 독재라고 저주를 하더니 지금 적폐청산으로 가장한 문재인 정부의 체제변혁 좌익혁명 앞에 홍위병의 전사로 변신하기에 이르렀다. 그걸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 해방 이래 유독 우리는 조숙한 민주주의자로 출발했다.

그래서 박정희 시절 "민주주의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치며 국가 앞에 대들기 일쑤였다. 87년 체제 이후 운동권 식 민주주의를 동경하더니 급기야 지금은 인민민주주의마저 끌어안으려는 형국이다. 그 위험한 몰골이 드러난 게 6.13지방선거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민주주의에 환장해 국가위기를 자초한 대한민국과, '민주주의=신'을 거부한 싱가포르는 이렇게 천양지차다.

과연 싱가포르는 "정치다원화가 효율을 저해한다"는 점에 합의를 봤고, 그래서 정치권이 효율적으로 돌아간다. 정치위기가 만성화돼 경제의 발목 잡고, 국민 분열을 만드는 한국과 딴판이다. 반공 이념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가보안법 비슷한 국가안전법으로 국민기본권을 유보해도 모두가 참아준다.

리콴유는 경제발전 이후 민주주의를 하겠다고 건국 직후 선언한 바 있고, 필리핀-인도의 사례를 들며 영미식 민주주의를 도입한 그들이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국민들이 그걸 믿고 따라줬지만, 우린 너무도 달랐다. 그게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운명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분명한 건 박정희 이전의 대한민국과, 현재의 싱가포르는 완전 닮은꼴이었다.

놀랍게도 지금의 국가운영 철학은 극과 극이고, 평등주의-포퓰리즘 대 반평등주의-반포퓰리즘의 대립구도다. 박정희 사후 우린 바보처럼 ‘박정희 반대로’를 개혁이자 민주화-진보로 착각해왔다. 그걸 새삼 깨우쳐준 게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이다. 이 책을 공부해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목표는 물론 '산 싱가포르' 의 노하우로 '죽은 대한민국' 살리기다. /조우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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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선예가 셋째 임신 소식 후 이어진 일부 악플에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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