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타이드' 탈피…대외무역 확대·친기업 행보 가속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금 이탈…경제성장률 저하 우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들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선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남미 및 동남아 지역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과 더불어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자금이 이탈하는 등 경제성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어 '신흥국 6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3억명이 넘는 인구와 석유·천연가스·철광석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세가 예상되던 남미 지역이 흔들리면서 '신흥국 6월 위기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남미 지역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인상으로 통화가치가 주저앉고 자금이 안전자산을 좇아 이탈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우선 아르헨티나·브라질 등의 국가들의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가 최근 한 달간 2.5~5.0% 가량 하락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 및 달러화 공급으로도 이를 막지 못하면서 식품·전력·연료 등 물가가 상승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브라질은 통화 스와프를 통해 27억5000만달러(약 2조9600억원)을 달러화를 풀었으며, 아르헨티나도 중국과 통화 스와프 확대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를 통해 풀렸던 자금의 수혜를 입었다가 이들 국가가 이를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단기 외채와 경상수지 적자가 큰 남미 국가들의 거품이 걷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 브라질 분기별 경제성장률/자료=한국무역협회


업계는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 위축 및 세계 경기 하강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소비 감소 등이 겹칠 경우 남미 지역 국가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했다.

아울러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투자가 감소해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기업 및 개인의 구매력 감소로 인해 한국 제품 수입이 축소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남미 국가들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 지난 몇 년간의 경제위기를 딛고 일어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무역협회애 따르면 브라질은 지난 2014년 2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12개월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으며,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다른 남미 국가들도 2014년부터 시작된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실업률·물가·국가부채가 상승하는 등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그러나 원자재값 회복과 대중국 수출 증가 등으로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분기부터 플러스로 돌아서고 아르헨티나 역시 △법인세 10%포인트 인하 △해고 근로자의 소송 일부 제한 △기업의 사회보장보험료 감소를 비롯한 친시장·친기업 정책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3.7%에서 4.2%로 반등하고 증시가 73% 폭등하는 등 반전을 이룬 바 있다.

   
▲ (왼쪽부터) 마르코스 호르헤 데 리마 브라질 산업통상부 장관·로돌포 닌 노보아 우루과이 외무장관·엘라디오 로이자가 파라과이 외무장관·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김영주 무역협회장·알로시오 누네스 페레이라 브라질 외무장관·호라시오 레이서 아르헨티나 외무부 차관이 5월25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한-메르코수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무역협회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과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TA) 협상을 개시하면서 기존 북미·중앙아메리카 지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시 미주 지역 전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무역협회도 지난해 대브라질 수출이 23.5% 증가하고 수출 대상국 순위도 전년 대비 3단계 상승한 20위로 올라선 것을 근거로 브라질 경제회복이 우리 수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합성수지·소비재 등의 품목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한 것을 내세웠다.

코트라 역시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인 남미 지역 의료기기 시장이 연간 8.4%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수출액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초음파·전자 영상진단기기·의료용 엑스레이 기기가 각광을 받고 있으지만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며 칠레·콜롬비아·페루와 체결한 FTA 활용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와 현지 A/S 네크워트 보완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장밋빛 전망'이 나오던 남미 지역이 날벼락을 맞은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긴축이 심화될수록 남미 지역의 경제성장이 둔화, 미중 의존도 감소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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