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30대 그룹이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9% 가량 늘어난 20조5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자에서 5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73%(15조원)로 7%p 높아졌으며 이 중 삼성그룹은 9%p 상승한 33%로 상위 그룹으로의 쏠림이 심화됐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174개 상장사(금융사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분기 투자는 총 20조51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조8500억원)보다 8.8% 늘었다.

공장 설비 등 유형자산 취득이 16조4000억원에서 18조5000억 원으로 13% 증가한 반면, 무형자산 취득은 2조500억원에서 1조9800억원으로 3.4% 감소했다. 경상연구개발비 등 자산화 되지 않은 R&D 비용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그룹별 투자규모를 살펴보면 삼성이 6조8300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조6000억 원 대비 48.4%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가 1분기 반도체 설비에 3조3000억원, 디스플레이에 7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 6조2000억 원을 투자, 그룹 전체 투자의 91%를 차지했다.

2위는 SK그룹이 차지했다. SK는 전년보다 47.5% 늘린 2조7900억원을 투자했다. 최태원 회장이 인수를 주도한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신제품 생산을 위한 노후 장비 교체에 나서며 전년 대비 7000억 원 이상 늘어난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LG와 현대자동차는 1분기 각각 2조7000억원과 2조2000억원을 투자,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 전년 대비 증가율 -12%대를 기록했다.

5위는 KT로 1분기 투자액이 전년 대비 59.5% 늘어난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 1조1900억원(증가율 -47.5%), 롯데 5300억원(15.5%), CJ 4600억원(-24.5%), 한진 3130억원(14.1%), 현대중공업 3100억원(-2.8%)등이 뒤따랐다.

상위 그룹으로의 투자 쏠림은 더욱 심화됐다.

삼성을 제외할 경우 30대 그룹 전체 투자 규모는 4% 줄고, 5대 그룹을 빼면 1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은 1분기 투자 규모를 48.4% 늘리면서 30대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3%로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기(24.4%)보다 8.9%p 높아진 것이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의 투자 비중도 66.6%에서 73.4%로 6.8%p 상승했다.

개별 기업별 투자 규모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6조2000억원으로 1위에 랭크됐다. SK하이닉스(1조3000억원), KT(1조1700억원), 포스코(1조1000억원), 현대차(1조300억원) 등은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했다.

한편 30대 그룹 174개 상장사 중 투자를 늘린 곳은 83개로 전체의 47.7%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