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프랑스가 2연승을 거두며 가뿐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놀랍게도 프랑스의 16강행을 결정지은 것이 만 20세도 안된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의 결승골이었다.

프랑스는 2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페루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음바페가 전반 34분 터뜨린 선제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2연승을 달린 프랑스는 남은 3차전 덴마크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 사진=FIFA 홈페이지 캡처


음바페의 골에 프랑스가 들썩였다. 그럴만도 한 것이 1998년 12월 20일 생인 음바페는 만 19세 183일의 나이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골을 넣은 것이었다. 프랑스의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골 기록이다. 종전 최연소 골 기록은 다비드 트레제게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기록한 20세 246일의 나이였다.

음바페는 '제2의 티에리 앙리'로 불린다. 트레제게가 최연소 골 기록을 세우고, 앙리가 맹활약해 프랑스가 우승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열린 그 해에 음바페가 태어났다. 뭔가 숙명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음바페의 이런 활약을 보니 저절로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 중인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떠오른다. 이승우는 만 20세를 넘기긴 했지만 음바페와 같은 1998년생(1월 6일) 동갑내기다.

이승우가 음바페처럼 이번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 포효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것, 한국 축구팬들의 바람일 것이다.

이승우는 이미 월드컵 데뷔전은 치렀다. 지난 18일 스웨덴과 1차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했다. 만 20세 163일에 월드컵 경기에 나선 이승우는 한국의 역대 월드컵 최연소 출전은 아니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이동국이 만 19세 52일의 나이로 뛰어 최연소 기록을 갖고 있다. 역시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했던 고종수(멕시코전 데뷔, 19세 226일), 1986년 멕시코 월드컵 김주성(아르헨티나전 데뷔, 20세 136일)에 이어 이승우는 네 번째 최연소 월드컵 출전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하지만 이승우가 이번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다면? 최연소 기록이다.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최연소 골 기록은 박지성이 갖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었을 때 나이가 21세 4개월이었다. 

한국은 스웨덴과 1차전에서 0-1로 져 16강 진출이 거의 절망적이다. 남은 상대가 멕시코, 독일이다. 한국이 3전 전패로 씁쓸하게 짐을 쌀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이 지더라도, 멕시코나 독일전에서 이승우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최연소 골 기록 때문이 아니다. 음바페가 프랑스 축구의 미래를 밝혔듯, 이승우는 한국 축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우려하는 대로 한국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실패한다면, 다음 대회(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한국 축구가 다시 날아올라야 한다. 그 주역이 될 선수가, 2022년이면 24세로 대표팀의 중심이 되어 있을 이승우다.

이승우가 이번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다면, 다음 대회에서는 월드컵 골 경험을 가진 더욱 무서운 선수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해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었던 손흥민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의 주축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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