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오른쪽)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금강산·서울 공동취재단=미디어펜 김소정]남북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3년여만에 열기로 합의했지만 가족‧친척들의 전면적 생사확인 등에 실패하는 등 근본적 해법을 공동보도문에 담지 못했다. 이날 남북은 오는 8월20~26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금강산관광지구 내 금강산호텔에서 이날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남측은 이산된 가족‧친척들의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고향 방문 등을 북측에 제기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적십자회담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산가족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사확인부터 시작해서 정례적으로 만나고 심지어 성묘까지 가고 화상상봉을 하든지 고향방문단을 만든다는 것까지 쭉 내가 (북측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남북은 이산가족상봉 행사 대상자를 각각 100명씩으로 합의했다. 이번에도 일회성 상봉으로만 그치게 된 것으로 북측이 여전히 일반 주민들의 남측과의 접촉면이 넓어지는 것을 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북측과 전면적 생사확인에 합의할 때를 대비해 지난 11일부터 ‘남북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확인’과 ‘고향 방문 및 영상편지 제작’에 참여할지를 묻는 수요 조사를 이산가족 전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북에 가족이 살아있는지를 알아야 대면 상봉은 물론 화상 상봉과 고향 방문, 서신 교환 등의 교류가 더욱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이산가족 등록자는 총 13만2124명이며 이 중 7만5234명이 사망했고, 5만6890명만 생존해 있다.

이와 함께 이날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북측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전체 흐름 속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하고 안 할 수 있는 건 안했다”면서 “그거 하나하나를 (이야기)하는 건 긴 여정을 가는데 조금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박 회장이 북한 내 억류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는 했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논의가 오고갔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울러 북측이 우리측에 탈북 여종업원 문제를 다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남북 수석대표가 모두 함구했다.

박 회장은 탈북 여종업원 문제를 북측이 제기했느냐는 질문에 “8.15 이산가족 문제를 완전히 중점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됐다고 하는 건 전체 흐르는 물결 속에서 별 도움이 안된다. 여기선 좀 삼가겠다”고 답을 회피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다른 질문에는 답했으나 관련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자리를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