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우파' 타이틀 싫었던 적 없어, 오히려 자랑스러워"
"우파 죽지 않았다는 발버둥 모여 만들어진 자리…감사"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우파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발버둥이 모여 만들어진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폐허의 밑거름이 돼 ‘자유’와 ‘책임’의 가치를 다시 꽃피워야겠다는 마음입니다.”

   
▲ 여명 자유한국당 시의원 당선자./사진=미디어펜


22일 서울 근교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여명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 당선인은 여느 청년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청년 우파’다. 해당 타이틀이 싫었던 적은 없냐는 질문에 여 당선인은 “이승만, 박정희를 연원으로 하는 우파 세력이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끌어왔다”며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991년생인 그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소속 이동현 당선인과 동갑으로 전국광역시도의원 당선인 중 최연소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고, 대학 시절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청년 우파 단체 한국대학생포럼 6기 회장 출신이기도 하다. 이후에는 자유경제원 연구원, 자유한국당 1기 혁신위원을 역임했다.

대학 시절부터 꾸준한 행보를 보인 그는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내 가치관, 우파의 이념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지난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패한 것에 대해서도 “당을 재건해가는 과정에서 진 것일 뿐 우파 이념이 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우경화’ 탓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또 자신의 자리가 “우파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발버둥이 모여 만들어진 소중한 자리”라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패배를 맛봐야 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전체 110석 가운데 민주당 102석, 한국당 6석, 바른미래당 1석, 정의당 1석이다.

여 당선인은 “그 안에서 시민 편의에 관한 조례야 얼마든지 협조해 만들 수 있겠으나, 민주당과 대립하는 성격의 정책 조례는 관철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내 자신이 1인 언론사이자 1인 시민단체장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당연히 시의원으로서 본분인 시정 질의나 조례 개발이 우선이겠지만, 작은 소망이 있다면 분기별로 서울의 근현대사, 그러니까 망국의 역사-독립운동의 역사-건국의 역사-산업화의 역사 등을 공부할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시의회에서 마주해야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행정가 박 시장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시정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생으로서 처음 기고한 칼럼이 박원순 서울 시장의 무상급식에 대한 비판 칼럼이었다”며 “첫 정치행보가 서울시의원이라니, 박 시장은 모르겠지만 묘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여명 자유한국당 시의원 당선자./사진=미디어펜


다음은 여 당선인과의 일문일답이다.

-당선소감은?
=유세 기간 동안 서울시장 선거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자유한국당의 처참한 상황 속에서 내가 당선된 것이 죄스러운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철없는 생각이었다. 서울시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내 개인의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한국당이 미워도 현 정권이 견제되길 바라는 유권자, 보수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모든 발버둥이 모여 만들어진 소중한 자리다. 그런 만큼 이 폐허의 밑거름이 돼 자유와 책임의 가치를 다시 꽃피워야겠다는 마음이다.

-한국당이 처참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자유한국당은 전신인 새누리당, 한나라당을 포함해 10여 년 동안 정권을 갖고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들에게 한국당에 대한 심판의 연장선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총선 참패,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재건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일각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우경화의 결과' 라고 탓하는 현실이다. 그 멍에를 대표 한 사람이 지고 물러났다. 더 이상 책임질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보수정당이 재건해가는 과정에서 선거에서 진 것이지 우파 이념이 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선출직 0석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체성이 불분명해서다. 해체라는 험악한 말도 나온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지금 그럴 시간도 없다고 생각한다.  

-시의원이 되기 전 한국대학생포럼에 몸을 담았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어떤 단첸가?
=대학생 단체다. 시장경제, 국가안보,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대학사회에 다양한 방식으로 전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각종 토론회, 세미나도 열고 방학 때는 대학생들에게 참가비를 받아 시장경제 캠프나 안보견학을 간다. 정치, 사회 현실에 대해 논평도 하고 때로는 대자보 및 기자회견 같은 적극적인 목소리도 낸다. 이것은 사회가 대학에 부여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한다. 기수제로 운영되며 대학생만 가입할 수 있다. 정당 활동도 금지돼 있다. 10여 년 전 만들어졌는데 여전히 이 단체가 건재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 선후배들 간 사이도 돈독하다. 나는 6기 회장 출신이다. 

-우파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청년우파’라는 타이틀이 싫었던 적은 없었나?
=나는 이승만, 박정희를 연원으로 하는 우파세력이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파의 가치가 대한민국을 위대한 나라로, 통일 한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파에서 더 축소된 보수주의에는 애국,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내가 선택한 이념이기에 보수 청년이라는 타이틀이 자랑스럽다. 물론 보수 대학생이라는 용어가 통상적으로는 부정적으로 쓰인다는 것을 안다. 일베충이라든지, 새누리당 알바라든지(내가 활동할 때의 자유한국당은 새누리당이었다.) 하는 프레임 등. 그러나 개의치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정치인이 꿈이었나?
=어렸을 때부터 자유 통일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정치, 기자, 시민단체 운영, 역사학자 등 다양한 직종에 관심이 많았다. 정치인이 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서울시의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것 역시 자유 통일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이가 어리다 보니 “네가 뭘 아냐”는 시선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이 역시 내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내 가치관이, 그리고 우파 이념이 결국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현재 서울시의회 전체 의석 110석 중 민주당 102석, 한국당 6석, 바른미래당 1석, 정의당1석이다. 그 안에서 시민 편의에 관한 조례야 얼마든지 협조하여 만들 수 있겠으나, 민주당과 대립하는 성격의 정책 조례는 관철이 어려울 것 같다. 우선 상임위가 결정되면 관련해서 서울의 모든 동네를 발로 뛰는 것이 목표다. 내 자신이 1인 언론사이자 1인 시민단체장이라고 생각하겠다. 당연히 시의원으로서 본분인 시정 질의나 조례 개발이 우선이겠지만. 또 작은 소망이 있다면 분기별로 서울의 근현대사, 그러니까 망국의 역사-독립운동의 역사-건국의 역사-산업화의 역사 등을 공부할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 교육과 문화의 힘이 느리지만 가장 확실하다고 믿는다. 청소년, 청년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역사를 적확히 알고 또 자랑스럽게 여기게 하고 싶다. 거창하게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초반에는 자유한국당의 선배 시의원들의 지도편달을 따라 많이 배우는 시기가 될 것 같다. 

-못 다한 이야기
=대학생으로서 처음 기고한 칼럼이 박원순 서울 시장의 무상급식에 대한 비판 칼럼이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친 칼럼이었다. 그런데 첫 정치행보가 서울시의원이라니, 박 시장은 모르겠지만 묘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 때는 이념적으로만 세상을 바라봤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이 돼 활동하면서 이념은 근간이지만 이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정치의 역할이 아니었다. 행정가 박 시장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시정을 해나가고 싶다. 또 서울시의회에 서울시교육청 감시 기능이 있다. 청소년의 교육은 정치로부터, 특히 나쁜 정치로부터 순수해야 하기에 조희연 교육감은 여러모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학부모들과 시민들에게 조 교육감의 나쁜 교육정책을 어떻게 하면 설득력 있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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